트럼프 vs 美의회, '비상사태' 힘겨루기중…美국방부, 의회에 '목록' 제출

주한미군의 경기 성남 '탱고' 지휘소·전북 군산 공군기지 드론 격납고 포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최승훈 기자] 주한미군 시설 예산 일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약인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위해 전용될 전망이다.

미 국방부가 예산 전용을 검토 중인 주한미군 시설 예산은 경기 성남의 탱고 지휘통제소와 전북 군산 공군기지의 무인기(드론) 격납고라고 20일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최근 의회에 이런 내용을 담은 21쪽 분량의 국방 분야 건설사업 목록을 보냈다.

이 목록에는 탱고 지휘통제소의 경우 2019 회계연도 예산이 1750만 달러(약 197억원), 군산 공군기지의 무인기 격납고의 경우 2018 회계연도 예산이 5300만 달러(약 599억원)로 돼있다.

다만 미 국방부가 의회에 제출한 목록은 아직 검토 대상일 뿐으로, 예산 전용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국방예산 전용의 법적인 근거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에 선포한 '멕시코 접경지역에 대한 국가비상사태'다.

최종적으로 비상사태가 선포되면 미국 중앙정부는 의회 동의 없이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에 총 66억달러의 국방부 예산을 전용할 수 있다.

의회에 제출된 국방 분야 건설사업 목록에는 미국과 전 세계에서 진행될 총 129억달러(약 14조6000억원) 규모의 사업 수백 개가 담겼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미 국방부는 필요할 경우 이 중 36억달러(약4조800억원)를 전용해 장벽 건설에 쓸 계획이다.

그러나 미 의회는 트럼프 대통령의 비상사태 선포를 무력화하기 위한 결의안을 상·하원에서 통과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미 의회가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효화하려면 상·하 양원에서 각각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확보해야 하는데 의석 분포상 이는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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