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헤일리, 폼페이오·볼턴 등장에 역할 줄어"…이방카 "내가 후임이 되지는 않을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를 주재하면서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오른쪽)와 대화를 나누는 모습. 사진=AP/연합뉴스 자료
[데일리한국 조효민 기자] 강경파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를 주도했던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9일(현시간) 연내 사임을 공식화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헤일리 대사와 나란히 앉아 기자들에게 "6개월여 전에 헤일리 대사가 '휴식 시간을 갖고 싶다'며 사임 의사를 밝혔고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2~3주내로 헤일리 대사의 후임자를 임명하겠다"면서 "헤일리 대사는 후임자의 인준 청문회 등을 고려해 내년 1월까지는 현직에서 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州)의 재선 주지사 출신으로 2016년 공화당 대선 레이스에서는 '반(反)트럼프' 진영에 섰지만 지난해 1월말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유엔대사로 발탁됐다.

헤일리 대사는 유엔대사로 취임한 이래 모두 네차례의 안보리 대북결의안을 이끌어내고 우크라이나 사태, 이스라엘 정책, 시리아 내전 등에 대한 소신 발언을 통해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잠재적인 당내 경쟁자로까지 성장했다.

그러나 헤일리 대사는 이날 "2020년 선거에는 어떤 후보로도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사임 배경'에 대한 질문에 "개인적인 이유는 없다. 사람은 물러날 때가 언제인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정치적 확대 해석에 선을 그었다.

이에대해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무 특보들은 헤일리 대사가 2020년 대선의 잠재적인 위협이자 트럼프 의제에 회의적인 사람으로 판단해 그의 대선 불출마를 종용했다"고 보도했다.

WP는 또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각종 외교이슈를 주도하면서 헤일리 대사의 역할은 확연히 줄었다"며 "여기에 강경보수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까지 등장하면서 헤일리 대사는 핵심 정책논쟁에서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한편 차기 유엔대사로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이 언급되고 있어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방카 유엔대사 임명설'에 대해 "우리는 많은 사람을 보고 있다"면서 "나는 이방카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방카가 다이너마이트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사람들은 알고 있지만 그렇게 하면 난 족벌정치를 했다는 비난을 받게 될 것"이라는 말도 남겼다.

이방카 보좌관도 이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대통령이 헤일리 대사의 뒤를 이을 아주 훌륭한 후임자를 지명할 것"이라면서 "내가 그 후임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아이오와 주에서 열리는 중간선거 지원 유세를 위해 이날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가는 도중 기자들에게 "유엔대사 후보군을 5명으로 좁혔다"면서 "이방카 보좌관의 조언자로 알려진 디나 파월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이 그중 한 명"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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