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주도 호놀룰루 도심. 사진=AP/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창민 인턴기자] 미국 하와이 주(州)가 29일(현지시간) 의사의 도움을 받은 안락사를 합법화하는 법안을 승인했다. 이로써 하와이는 미국에서 6번째로 안락사를 허용한 주가 됐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하와이 주 상원은 안락사 합법화 법안을 표결에 부쳐 23대 2로 가결했다.

의사들은 이번 법안 통과로 안락사 약물을 처방해달라는 불치병 환자의 요청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됐다.

법안에 따르면 안락사 약물 처방을 받기 위해선 의료진 2명이 환자의 증상과 이들이 스스로 결정을 내리고 요청할 수 있는 판단 능력이 있는 지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상담사는 환자가 치료 과정을 충분히 거쳤는지, 우울증에 시달리지는 않는지를 판단한다.

안락사 허가를 받고 싶은 환자는 20일 간격으로 안락사 약물 처방을 2차례 이상 구두로 요청하고, 가족이 아닌 사람 1명을 포함한 총 2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서면 요청에 서명해야 한다.

후치가미 하와이 행정담당관은 “악용을 최소화하기에 충분하다”며 “이 법안은 불치병 환자들이 언제 어떻게 생을 마감할지 스스로 결정하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안락사 합법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들은 법안이 빈곤층·고령자·장애인 등을 안락사의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경계한다.

하와이 시민단체 ‘하와이 가족포럼’은 서면 증언을 통해 “(이 법안은) 가족에게 부담 주지 않으려면 삶을 일찍 끝내야 한다는 압력을 어르신들에게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에 하와이가 안락사를 허용하면서 미국에서 안락사를 허용한 주는 총 6개 주가 됐다.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오리건, 버몬트, 워싱턴, 하와이가 이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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