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일보·신화통신 앞다퉈 옹호 vs 中거주 당 원로·작가·과학자 등 '독재' 우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연합뉴스 자료
[데일리한국 박진우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장기집권을 가능케 하는 개헌안이 11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통과됐다.

중국의 관영 언론들은 일제히 이번 개헌을 옹호하는 글을 게재했다. 반면 홍콩 언론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개헌안 통과 직후 "개헌은 민족부흥을 위한 것"이라는 사론(社論)을 게재했다. 인민일보는 이날 별도 기사로 '개헌은 국민과 인민에 도움이 되는 큰 경사'라고 설명했다.

신화통신도 "개헌은 중국 평화와 안정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보도했다.

관영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는 공동 사설을 통해 "중국의 주요 현상을 서구식 이론으로 설명할 수 없으며 중국은 자신의 지혜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 신문은 "일부 서구에서 이번 개헌을 서구식 정치 체계와 비교하는데 이는 중국의 변화에 따라 헌법도 시대 흐름에 맞춰 개정되길 원하는 (중국인들의) 요구를 보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일 미국과 캐나다, 호주, 영국 등의 9개 대학 온라인 게시판에는 시 주석 사진 위에 영어로 '나의 주석이 아니다(#NOTMYPRESIDENT)'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IDISAGREE)'와 중국어로 임기제한 폐지 반대가 쓰인 포스터가 등장했다. 사진=연합뉴스 자료
그러나 이번 개헌에 비판적인 홍콩 언론은 중국 내부에서도 시 주석이 마오쩌둥과 같은 독재자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는 우려와 비판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저명 작가 라오구이는 공개 성명을 내고 "(이번 개헌은) 역사의 퇴보"라면서 "시진핑은 종신집권의 길을 결코 걸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성토했다고 홍콩 언론들은 전했다.

저명 물리학자 허쭤슈는 "개헌은 옳은 일을 위해서라고 하나, 더 많은 옳은 일을 하려고 하는 사람은 더 큰 과오를 저지르기 마련"이라고 비판했다고 빈과일보는 보도했다.

허쭤슈는 "마오쩌둥 생전에 문화대혁명을 바로잡을 사람이 없었기에, 결국 그가 죽고 나서야 바로잡을 수 있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오쩌둥의 비서를 지낸 전 공산당 중앙조직부 상무부부장 리루이는 "중국인은 개인숭배의 길로 흐르기 쉬운데 마오쩌둥에 이어 시진핑이 이러한 길을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홍콩 명보가 보도했다.

리루이는 "베트남도 변하고 쿠바도 변하는데, 오직 북한과 중국만이 이러한 길을 가려 한다"면서 "어느 성의 간부도 시진핑을 옹호하지 않는 사람이 없고, 신문에는 찬양하는 글뿐이니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다"고 한탄했다.

반체제 인사 황팡메이나 안후이성의 전 검찰관 천량선 등은 '차가 후진하고 있다'고 개헌을 비판하는 글과 동영상을 올렸다가 구금되기도 했다.

이미 중국 밖에서는 유학중인 중국인 청년들을 중심으로 시 주석의 장기집권을 반대하는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1일 미국과 캐나다, 호주, 영국 등의 9개 대학 온라인 게시판에는 시 주석 사진 위에 영어로 '나의 주석이 아니다(#NOTMYPRESIDENT)'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IDISAGREE)'와 중국어로 임기제한 폐지 반대가 쓰인 포스터가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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