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초등학교 시절 처음 만나 100년 가까이 인연을 맺어온 노부부가 캘리포니아 산불로 함께 세상을 떠났다.

AP통신, ABC뉴스 등 미 언론은 유명 와인 산지인 나파밸리 등 북캘리포니아를 집어삼킨 초대형 산불로 인명피해가 잇따르는 가운데 숨진 노부부의 사연이 심금을 울리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전했다.

올해로 꼭 100세가 된 찰스 리피와 98세의 세라 리피 부부는 나파밸리를 덮친 이번 산불로 자택이 전소된 후 숨진 채 발견됐다.

고령으로 인해 거동이 불편한 리피 부부는 당시 자택 안에 머물다 순식간에 번진 불길을 피하지 못해 화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

사고 소식을 듣고 달려온 아들 마이크(71)는 "어머니는 5년 전부터 중풍을 앓아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상태로 방에 누워 지내셨다"며 "아버지가 어머니를 구하려 했으나 화염에 그만 쓰러지신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불이 났을 당시 아버지는 다른 방에서 주무시고 계셨던 것 같다. 어머니가 계신 방으로 가려다가 쓰러지신 채로 발견됐다"고 말했다.

리피 부부는 위스콘신 주에서 초등학교를 함께 다니며 처음 인연을 맺었으며 지난해 결혼 75주년 기념일을 맞기도 했다.

마이크는 "두 분은 서로 없이 혼자서는 살아가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함께 가신 것"이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역사상 최악의 산불 중 하나로 기록될 이번 참사로 인한 사망자는 이들 노부부를 포함해 총 17명으로 늘었다. 노부부를 제외한 다른 사망자의 신원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최소 100여 명이 부상하고 가옥 2천여 채가 불에 탔으며, 통신 두절 등으로 인한 실종 신고도 소노마 카운티에서만 200여 건에 달했다. 또 2만여 명이 화마를 피해 집을 버리고 대피한 상태다.

소방당국은 피해 규모가 더 정확히 확인되면 사상자 수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8일 저녁 나파밸리 칼리스토가 계곡에서 시작된 불은 최대 시속 130km의 강풍을 타고 빠르게 번지면서 북캘리포니아 일대를 초토화했다. 나파밸리의 유명 와이너리 최소 4∼5곳도 화재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수천 명이 소방관이 투입돼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 탓에 아직 17곳에서 큰 불길이 잡히지 않고 있는 상태다.

CNN은 "지금까지 타버린 면적은 11만9천 에이커가 넘는다"면서 "이는 워싱턴DC의 3배가 넘는 규모"라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캘리포니아를 중대 재난 지역으로 선포했으며, 제리 브라운 주지사는 나파와 소노마 등 8개 카운티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서울=연합뉴스)

본 기사의 저작권은 한국미디어네트워크에 있습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입력시간 : 2017/10/11 14:13:09 수정시간 : 2017/10/11 14:13:09
AD

오늘의 핫이슈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