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北공작원 2명 함정수사에 덜미잡힌 현장 영상

"기술유출은 없었지만 北정권의 집요한 미사일 개발의지 확인"

CNN캡처
지난달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시험발사 성공 이후 북한에 미사일 기술이 유출됐다는 의혹을 받아온 우크라이나가 7년 전 미사일 기술을 훔치려던 북한 공작원의 체포 순간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기술 유출 의혹을 시종 부인해오던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번 영상을 공개하면서 그동안 북한 공작원들의 잇따른 미사일 기술 유출 시도를 모두 막아냈다며 의혹을 재차 부인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은 우크라이나 당국이 지난 2011년 미사일 기술을 훔치려던 북한 공작원들을 함정수사 끝에 검거하는 순간이 담긴 영상을 단독 입수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북한 공작원 검거 영상뿐 아니라 징역 8년형을 선고받고 2018년까지 우크라이나의 한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공작원 2명과의 인터뷰도 주선했다.

CNN에 따르면 영상은 7년 전인 2011년 7월 27일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서쪽으로 140㎞ 떨어진 지토미르의 한 차고에 설치된 몰래카메라가 촬영했다.

1분 남짓한 이 영상에 등장하는 북한 남성 2명은 어느 차고 안에서 문서를 들여다보며 흥분한 듯 대화를 나눈다.

이들이 디지털카메라 등을 이용해 문서를 촬영하는 모습도 보인다.

그로부터 얼마 뒤 이들은 현장을 급습한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에 의해 검거됐고 현지 법원에서 각각 징역 8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재판 기록에 이름 대신 'X5'와 'X32'라는 암호명으로 언급되는 두 공작원은 검거되기 몇 주 전부터 우크라이나의 미사일 전문가들과 접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전문가들로부터 탄도미사일, 미사일시스템, 미사일 제조, 우주선 엔진, 태양열 배터리, 급속배출 연료탱크, 에너지 축적장치, 이동식 발사대용 미사일 수납 컨테이너, 정부 군사표준 등의 정보를 확보하려다 전문가 중 한 명이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에 제보하면서 덜미를 잡혔다.

이 공작원들이 확보하려던 정보 중에는 고체연료를 사용하며 탄두를 최대 10기 탑재할 수 있고 채 미사일 저장고나 열차에서 발사할 수 있는 RT-23 미사일 관련 정보도 포함됐다고 CNN은 전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번 영상을 제공하면서 자국 미사일 기술이 북한에 유출됐을 가능성이 없음을 강조했다.

당시 함정수사에 참여한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의 한 관계자는 자국 미사일 기술이 북한으로 유출됐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그동안 북한 측의 기밀유출 시도는 모두 저지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복역 중인 공작원 2명 외에도 또 다른 공작원 2명이 2011년 미사일 탄약, 공대공급 미사일용 자동추적 장치 등을 확보하려던 과정에서 적발돼 추방됐다.

또 다른 북한 공작원은 이러한 장치를 우크라이나 밖으로 수송하는 운반책 역할을 맡았다가 추방됐다.

북한 공작원들의 잇따른 미사일 기술유출 시도와 실패 사례는 이후에도 한동안 이어져 북한 정권이 그동안 미사일 개발과 성능 강화에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지 보여준다고 CNN방송은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자는 지난 2015년에도 북한 공작원 5명이 우크라이나에서 첩보활동을 벌이다 추방됐고 남아있던 북한 국적자들도 자발적으로 모두 자발적으로 떠났다고 전했다.

그는 미사일 기술을 훔치려는 북한 첩보원들의 시도는 이후에도 몇 차례 있었으나 모두 저지됐고 이를 계기로 지난해부터 북한 국적자의 입국을 전면 금지하면서 현재 복역 중인 공작원 2명 이외에 북한 국적자는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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