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4.0 지진에 교회 등 붕괴…약 40명 부상·7개월 아기 극적 구조

21일 이탈리아 이스키아 섬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에서 주민들이 피신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약 300명의 목숨을 앗아간 중부 산간 지대의 지진 1주년을 사흘 앞두고 이탈리아에 다시 지진 공포가 엄습했다.

이탈리아 남부 휴양지인 이스키아 섬에서 21일 오후 9시께(현지시간) 규모 4.0의 지진이 발생, 건물 여러 채가 무너지며 현재까지 2명이 숨지고, 약 40명이 다쳤다.

이탈리아지진화산연구소(INGV)는 당초 이번 지진의 규모를 3.6으로 발표했다가 상향했다. 유럽지진센터와 미국지질연구소는 지진의 규모를 4.3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표에서 10㎞ 아래 해저 화산을 진앙으로 하는 이번 지진은 이스키아섬 북부의 고지대 카사미촐라 지역을 강타했다.

이탈리아 TV들은 교회를 포함한 건물 6채 가량이 무너진 화면을 보여주고 있다.

사망자는 모두 여성으로 1명은 교회에서 떨어진 석조에 맞아 목숨을 잃었고, 다른 1명은 무너진 건물의 잔해에 깔려 숨졌다. 부상자들은 경상을 입어 야외로 옮겨진 병원에서 간단한 처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 당국은 잔해에 갇혀 있는 주민들을 구조하기 위해 밤샘 구조 작업 벌였고, 22일 새벽 4시경에 무너진 주택 더미에서 7개월 남아를 극적으로 구해냈다. 이 아기는 힘없이 울기는 했으나, 특별히 다친 흔적 없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구조대는 이 아기의 4세, 7세 형을 빼내기 위해 현재 맨손과 삽을 동원해 잔해를 치우고 있다. 구조대는 이들 형제가 살아 있다고 밝혔다.

네 번째 아기를 임신 중인 이들의 엄마는 지진 직후 빠져나와 소방 당국에 자녀들의 매몰 사실을 알렸고, 아빠는 아기가 잔해에서 빠져나오기 전에 먼저 구조됐다.

이탈리아 당국은 헬리콥터와 여객선을 동원, 본토에서 이스키아 섬에 구조대를 추가로 배치하고 있다.

반대로 지진 당시 섬에서 휴가를 즐기던 관광객들과 주민들은 배 편으로 섬을 속속 떠나고 있다. 약 1천 명이 새벽에 긴급 편성된 여객선을 타고 육지로 나갔다. 배를 타지 못한 나머지 관광객들은 여진을 우려하며 건물 밖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며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 현재까지 여진은 14차례 이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나폴리 남서부에서 55km 떨어진 이스키아 섬은 나폴리까지 배로 1시간이면 닫는 거리다. 인구는 약 6만명이며, 해마다 여름이면 독일을 비롯한 유럽 전역에서 관광객이 몰려든다.

휴가철이 최고조에 이른 시점이라 이번 지진 발생 당시 다수의 관광객과 주민들이 공포에 질려 한꺼번에 거리로 쏟아져 나오며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한편, 화산섬인 이스키아섬에서는 1883년에도 규모 5.8의 지진이 강타, 2천여 명이 숨지는 등 잦은 지진이 보고되고 있다. (로마=연합뉴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