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취임 美트럼프 보호무역·반(反)기후협약 겨냥 '차이나 리더십' 부각

“보호무역은 어두운 방” 비유…美 환율조작국 제재 계속땐 보복조치 시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7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제47차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행사의 기조연설에서 자유무역 확대를 강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EPA
[데일리한국 김청아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자유무역을 옹호하는 ‘차이나 리더십(China Leadership)’을 한껏 부각시키며 다보스포럼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시진핑 주석은 중국 최고지도자로서는 처음 참가하는 올해 다보스포럼의 17일(현지시간)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 “보호무역은 어두운 방에 자신을 가두는 꼴”이라며 세계경제의 자유무역주의를 적극 옹호했다.

또한 유엔 주도로 지난해 합의된 파리 기후변화협약을 세계가 충실하게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시진핑의 기조발언은 다분히 오는 20일 미국 대통령에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를 겨냥한 것이다.

트럼프 당선자는 신자유주의 체제의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미국 산업과 노동자에 불이익만 준다며 FTA 폐기 및 재협상을 통한 미국중심의 보호무역주의를 주창했다.

파리 기후변화협약도 같은 맥락에서 미국의 전통 산업인 자동차와 석유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이유로 줄곧 반대하며 미국의 탈퇴를 공공연하게 표방했다.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으로 자유무역주의 및 파리 기후변화협약 이행에 가장 강력한 장애물을 만난 세계의 우려는 곧바로 17~20일 열리는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의 주제로 표출됐다.

다보스포럼 측은 올해 행사 기간에 트럼프노믹스로 대변되는 보호무역, 반(反)이민, 극단적 국수주의, 포퓰리즘(대중주의) 같은 세계가 직면한 정치경제 이슈들을 해결하기 위해 국제협력의 연대를 도모하는 ‘소통과 책임의 리더십’을 도출하는데 집중하기로 했다.

개막식 기조연설을 맡은 시진핑 주석은 이날 시종일관 자신감 넘친 어조로 자유무역를 옹호해 세계 각국의 정·재계 지도층 참석자들로부터 많은 박수 갈채를 받았다.

약 55분에 걸친 연설에서 시진핑은 “어두운 방 밖에는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릴 수 있지만, 빛이 있고 공기가 있다”면서 보호무역을 고립된 ‘어두운 방’으로 비유하고 호혜 정신에 입각한 자유무역의 확대를 강조했다.

특히, “그 누구도 무역전쟁에서 승자가 될 수 없다”고 힘주어 말해 트럼프의 미국 패권주의를 경고한 뒤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몰아부치며 불공정무역, 환율 개입에 나선 미국을 비난하고 대응에 나설 것임을 천명했다.

파리 기후변화협약과 관련해 시진핑은 “서명국가들은 원칙을 지켜야 한다. (협약 이행은) 우리가 후세를 위해 짊어질 책임이다”이라고 피력해 참석자들의 열띤 박수를 받아냈다.

미국의 보호무역, 고립주의를 선택한 미국을 대신해 중국은 자유무역을 근간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할 것임을 확인한 시진핑은 중국에 적극 투자해 달라는 ‘비즈니스' 관련 언급도 빠트리지 않았다.

그는 중국이 사유재산 보호,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고 투자자들을 위한 문을 항상 열어놓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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