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 "여론조사 비용은 20억, 8~9월 두달만 반짝 실시"

표심 파악 등한시, 트럼프 개인인기 의존 '원맨쇼 전략' 꼬집어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사진=연합뉴스/AP
[데일리한국 김청아 기자] 여론조사 비용 20억원, 홍보모자 비용 36억원.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선거기간에 여론조사보다 자신의 이미지를 알리는 홍보모자에 더 많은 선거자금을 쏟아부은 것으로 드러났다. 유권자 표심 동향을 파악하기보다 자신의 이미지 선전에 집중했다는 의미다.

2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미국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 자료를 조사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선거캠프는 2015년 6월부터 올해 9월까지 트럼프를 알리는 모자와 셔츠 등을 만드는 비용으로 총 1530만달러(약 174억 2000만원)를 쓴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트럼프의 대선 슬로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와 트럼프이름(TRUMP)이 적힌 모자 제작에 320만달러(36억 4000만원)가 투입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보도했다.

반면에 트럼프 캠프에서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에 들어간 돈은 180만달러(20억 5000만원)으로 모자 제작비용의 절반 가량인 56%에 그쳤다. 모자를 만드는데 140만달러(15억 9000만원)를 더 쓴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트의 여론조사 비용 투입도 최근 8~9월 두 달 사이에, 민심 파악 목적보다는 트럼프의 원맨쇼 스타일에 의존한다는 비판을 의식해 전통적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는 대외적 이미지 개선 차원의 전략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은 자신의 트위터에 트럼프의 선거 슬로건이 적힌 은박지 모자 사진과 함께 “트럼프의 끊임없는 음모론에 경의를 표하면서 그(트럼프)의 유명한 모자를 멋지게 업그레이드했다”는 글을 올렸다.

미국에서는 은박지로 만든 모자가 세뇌를 당하지 않거나 마음을 들키지 않는데 쓴다는 의미가 있는 만큼 클린턴의 트위터 글은 선거 조작을 주장하며 대선 불복까지 시사한 트럼프를 조롱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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