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본부장도 "결과 인정하지 않을 것" 편들어…트럼프 트위터에 "3차토론 내가 승리"

NYT "美유권자·민주주의 모욕" 맹비난, 오바마 "불복 시비 없게 클린턴 대승 거둬야"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사진=연합뉴스/EPA
[데일리한국 김청아 기자] 19일(이하 현지시간) 3차 TV토론에서 대선 패배 시 불복 가능성을 시사한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재차 ‘불복’ 입장을 내비쳤다.

트럼프는 20일 오하이오주 델라웨어 유세에서 대선 결과를 전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원론적 견해를 밝히면서도 “만약 내가 이긴다면…”이라는 전제 조건을 달아 패배할 경우 불복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제기했다.

특히 “나는 확실한 선거 결과만 수용할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대선결과에 대한 입장을 드러낸 트럼프는 “만약 결과가 의심스럽다고 느껴지면 이의를 제기하고 법적으로 소송을 제기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 불복 소송도 불사할 뜻도 피력했다.

이날 트럼프의 유세 발언은 만일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승리할 경우 그 결과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속내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선거캠프도 트럼프의 대선불복 입장을 확인하며 적극 지지했다.

켈리엔 콘웨이 공화당 선대본부장은 ABC방송과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대선 결과가 최종적으로 입증, 확인될 때까지 결과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를 거들었다.

트럼프는 전날 라스베이거스 네바다대학에서 열린 마지막 3차 TV토론에서 미국 언론들이 노골적으로 민주당 후보 클린턴을 편들고 있다며 ‘선거조작설’을 거듭 제기했다.

그는 “부정직한 언론 기관이 유권자들에게 해를 끼치고 있고, 등록이 불가능한 수백만 명이 유권자로 등록한 상태”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같은 트럼프의 선거조작설에 이은 대선 불복 언급은 3차 TV토론에서 스스로 내뱉은 “(끝까지) 애먹이겠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우선 현재까지 대부분의 미국 여론조사에서 클린턴에게 지고 있는 트럼프가 언론과 클린턴의 유착관계를 제기하며 ‘선거조작설’을 이슈화해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동시에 선거 결과 주요 경합주에서 미미한 차이로 패배할 경우 불복의 명분으로 삼아 선거조작의 국면 전환으로 삼겠다는 의도로도 읽힌다.

이를 통해 공화당 지지층을 재결집시켜 선거 이후 당 주류세력에 맞서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사전 포석으로도 풀이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의 대선 결과 불복 시사에 민주당과 언론은 물론 공화당 내에서도 반대 입장이 나오고 있어 실제로 대선 불복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클린턴 지지유세에 나서 트럼프의 대선불복 시사와 관련, “트럼프가 자신이 승리하면 결과를 수용하겠다고 말했는데 이는 결코 웃어넘길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를 미국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하는 위험한 인물로 규정한 오바마 대통령은 “(선거결과에) 어떤 시비거리나 의심이 남지 않게 클린턴이 대승을 거둘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지를 해 달라”고 지지자들을 독려했다.

트럼프의 부통령 러닝메이트인 마이크 펜스는 지난 16일 NBC방송 인터뷰에서 언론의 편향보도를 비판하면서도 대선 결과를 전적으로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트럼프의 선거조작설은 비판했던 공화당 경선 경쟁자였던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 등 당 주류들은 대선 불복 시사 발언에 “도를 넘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가 부정직한 언론이라 몰아부쳤던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워싱턴포스트, CNN 등 미국 언론은 일제히 트럼프의 대선불복 언급을 맹비난했다.

NYT는 ‘트럼프의 민주주의 경멸’이라는 사설에서 “트럼프가 3차 TV토론에서 미국 유권자의 지능과 민주주의 자체를 모욕했다”고 공박했다.

USA투데이도 “반항적이며 도발적인 언사, 선거운동의 표준을 깨는 일탈, 전문가의 조언을 무시하는 행동으로 대선에 출마한 트럼프가 그와 똑같은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마무리하고 있다”며 비꼬았다.

한편, 트럼프는 3차 TV토론이 끝난 뒤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의 진전을 위해 마지막 TV토론에 승리해 영광스럽다”는 글을 남기고 TV토론 승자가 자신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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