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 들여 점자모임 동료들과 두 달 간 작업 끝에 4권 발간

스마트폰 미숙 시각·청각 고령장애인에 지진대피 정보 제공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청아 기자] 지진 재난 대책에 우리나라보다 앞선 일본에서 최근 70대 자원봉사자가 점자로 된 재난방지 안내책자를 제작해 화제다. 더욱이 자비로 방재 가이드북을 만들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25일 도쿄신문은 재난 대비를 안내한 책자 '도쿄방재((防災)'의 점자판을 만든 자원봉사자 다무라 가즈에(田村和枝·72)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다무라씨는 지난해 말 시각장애인 침구사에게 시술을 받다가 침구사가 도쿄 방재 책자를 읽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도쿄도청에 문의 전화를 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점자판은 없다', '제작 당시 예산이 없었다' 내용이었다.

그러나 다무라씨는 포기하지 않고 같이 활동하던 점자 동아리 동료들과 함께 두 달에 걸쳐 작업한 끝에 총 4권의 '도쿄방재' 점자판(합계 432쪽)을 완성해 주위의 시각장애인 3명에게 선물했다.

다무라씨의 끈질긴 작업은 기존 방재책자에 전용 단말기나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음성안내를 들을 수 있는 음성코드가 삽입된 자료 4만 부를 제작하면서도 정작 점자판을 외면했던 도쿄도청에 반성과 신선한 충격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방재' 점차판은 그동안 재난 방지 정보습득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고령의 시각장애인, 스마트폰 등의 조작이 서툰 장애인, 청각장애인에게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일본 언론들은 기대했다.

한편, 도쿄도는 다무라씨와 장애인단체의 건의를 수용해 점자판과 CD, 카세트테이프 등으로 제작된 '도쿄방재' 안내책자를 각 200부씩 만들어 도내 기초자치단체 도서관에 배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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