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감염자 중 71명 사망
간 질환자·임산부 특히 위험

사진=MBN 방송 캡처
[데일리한국 신수지 기자] 일본에서 '식인 박테리아'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손발 괴사 등을 동반하며 치사율이 높은 박테리아가 일본에 무서운 속도로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일본 국립감염증연구소의 자료를 인용, 지난달 23일 기준 ‘급성 전격성형 용혈성 연쇄상 구균 감염증’으로 불리는 식인 박테리아 감염자가 올해 291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지난해 전체 기록인 273명을 넘는 역대 최다 수치다. 이 가운데 지난 6월 14일까지 71명이 사망했다.

식인 박테리아는 식중독균 장염 비브리오와 동류인 A군 용혈성 연쇄상 구균에 의한 것으로 1987년 미국에서 처음 보고 됐다. 일본에서는 1992년 첫 환자가 확인됐다. 간경변 등 간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특히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임산부의 경우에도 임신 말기에 이를수록 자궁에 혈액이 많이 유입돼 박테리아가 급속히 번지기 쉬워 매우 위험하다고 전해진다.

감염이 되면 혈압 저하 등의 쇼크 증상이 갑자기 나타나 팔과 다리에 통증과 부기가 생긴다. 세균이 급격히 증식해 근육이나 근막을 괴사시키거나 독소가 전신에 돌아 장기 부전을 일으키기기도 한다. 토호대학 의료센터 오모리 병원의 감염내과 전문의 요시자와 씨는 “진행이 빨라 손발 괴사가 1시간 만에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에 따르면, 감염자 중에는 기초 질환이 아예 없는 경우도 있었다. 치료는 살균제로 세균의 증식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괴사한 부분은 절제가 불가피한 경우도 있다.

감염증연구소에 따르면 이 박테리아로 인한 환자는 일본 내에서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치사율도 높아 2012년~2015년에 신고된 환자 712명 중 207명(29%)이 사망했다. 207명 중 76%는 발병 3일 이내에 사망하고 발병 당일이나 다음날 숨진 사람도 41%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이 박테리아의 감염경로가 명확치는 않지만 기본적으로 화장실 등 공중위생을 철저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손발에 붉은 빛을 동반하는 통증이 발생할 경우 감염을 의심하고 가급적 빨리 의료 기관을 방문하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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