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산업 과시는 물론 시진핑 체제 공고화 의도"

사진=YTN 화면 캡처
[데일리한국 김소희 기자] 서방 언론매체들은 3일 중국 열병식 행사를 과시 목적의 호화쇼라고 평가절하하는 반응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이번 열병식은 국제사회에 중국의 위상을 과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기획된 것이란 평가도 달았다.

미국 CNN방송은 열병식의 규모와 현지 분위기를 위주로 "화려한 군사축제로 베이징이 통제됐다"며 다소 비판적 시각으로 보도했다. 이 방송은 열병식을 위한 중국 정부의 엄격한 통제와 관련해 "통제 구역에 사는 주민들은 죄수나 다름없다. 그들은 집을 떠날 수도, 손님을 초청할 수도, 발코니를 사용하거나 창문을 열 수도 없다"라고 말했다.

영국 BBC방송은 "중국이 사상 최대 규모의 호화로운 퍼레이드로 자신의 군사력을 공개했다"며 열병식에 동원되는 1만2,000여 명의 병력, 500여 대의 무기, 200여 대의 군용기 등 막대한 숫자에 초점을 맞췄다. 이 방송은 "중국이 열병식에서 입증하려는 것은 최근 이뤄낸 국제사회에서의 성취 과시"라며 "특히 군사력을 거창하게 보여주려고 기획된 행사"라고 강조했다.

BBC는 "중국이 열병식을 통해 무기산업의 발전을 보여주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는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 마티유 뒤샤텔 중국·국제평화안보프로젝트 대표의 발언을 전하며 최근 독일을 제치고 세계 3위의 무기 수출국이 된 중국의 군수산업의 발전상을 전 세계가 지켜볼 기회가 됐다고도 진단했다.

또 이날 참석한 외빈 중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가장 유력 인사라고 전했다.

CNN은 BBC와 마찬가지로 미국과 중국의 군사력을 비교하는 그래픽을 통해 중국의 군사력 과시에 주목하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으로서는 전승절 퍼레이드를 통해 자신의 권력을 보호받고 국내외에 힘을 알릴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행사 참석자와 관련해선 푸틴 대통령을 가장 유력 인사로 꼽으면서 "미국의 주요 아시아 우방인 한국의 박 대통령도 참석했다"며 "한국은 박근혜 정권 들어 경제적 관계와 북한에 대한 우려 등으로 인해 중국과 갈수록 가까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이날 행사를 "중국은 전승 기념식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매우 노력했지만, 많은 사람들은 열병식이 시진핑 체제의 선전을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중국 역사학자 장리판의 논평을 인용해 "열병식은 국제사회에 중국의 위력을 보여주기 위해 기획됐다"면서도 "가장 중요한 성격은 시 주석의 정치적 지위와 리더십을 굳히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NYT는 "서방 강대국 정상이 더 많이 참석했더라면 중국 정부가 아마 기뻐했을 것"이라며 서방 주요국이 열병식에 불참한 사실을 지적하면서 대량학살 등의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 수배를 받고 있는 오마르 알바시르 수단 대통령의 참석이 논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NYT의 베이징 지국장인 에드워드 웡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박 대통령이 노란 드레스를 입고 시진핑 부부 옆에 선 것은 한중 의 밀착을 상징한다. 북한과 '소년 왕'(boy king·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어디 있나"라고 적었다.

이밖에 AP와 AFP, 로이터 등 주요 통신사들도 70발의 예포 발사와 동시에 열병식이 공식 시작됐다고 긴급 속보로 일제히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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