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명 감염·4명 사망으로 2006년 이후 최대…페스트 증가 원인 `오리무중'

사진=SBS 자료화면 캡처
[데일리한국 이서진 기자] 중세 유럽에서 번졌던 '페스트 공포'가 미국에서 재연되는 것일까.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7일(현지시간) 유타 주에 거주하는 70대 남성이 페스트에 감염돼 숨지면서 올들어 페스트에 감염돼 사망한 환자가 4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올들어 페스트에 감염된 사례는 모두 15건으로 집계됐다. 패스트 감염 환자는 현재 콜로라도 주 4명, 뉴멕시코·애리조나 주 각 2명, 캘리포니아·조지아·오리건 주 각 1명 등 모두 11명에 이른다.

유타 주 보건국은 이 남성이 어떻게 페스트에 감염됐는지 정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특히 페스트균을 옮기는 벼룩이 확산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 2001∼2012년 미국 내 페스트 환자는 연평균 7명, 사망자는 1명 미만이었지만, 올해 페스트 감염 환자 수는 지난 2006년의 17건 이후 최고 수준이다. 게다가 페스트 감염 사례가 늘어난 원인도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전염병 전문가인 폴 미드 박사는 "페스트 감염에 따른 사망자가 4명으로 늘어났다고 해서 경계령까지 발령할 필요는 없지만 감염 사례가 늘어난 것은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흑사병'으로 알려진 페스트는 쥐와 다람쥐, 청설모 등 설치류의 페스트균이 여기 기생하는 벼룩을 통해 사람에게 전파돼 발생하는 급성 열성 전염병이다. 조기에 발견된 환자는 항생제 치료로 완치가 가능하지만, 치료 시기를 놓치면 사망률이 66∼93%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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