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N 뉴스화면 캡처
[데일리한국 고은결 기자] 대선 도전을 선언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독주체제가 위협받고 있다. 조 바이든(73) 미국 부통령이 대권 도전을 적극 타진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일(현지시간) 이같은 내용의 대선 관련 기사를 보도했다. NYT 칼럼니스트 모린 도드는 바이든 부통령이 워싱턴DC 자택에서 친구, 가족, 후원자들과 모여 민주당 경선에 합류할지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 전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지지자들이 경선 출마를 촉구하자 올여름 말에는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가 대권 도전을 선언할 경우 내년 대통령 선거에 나설 후보를 정하는 민주당의 경선 구도에 어떤 변화가 올지도 관심사다.

후보 10여 명이 난립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공화당과 달리 민주당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이 독주하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바이든 부통령은 내년 대권 도전에 유보적 태도를 보여왔으나 클린턴 전 장관을 위협할 후보로 종종 거론됐다.

퀴니피액대학의 지난달 30일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은 클린턴 전 장관을 제치고 민주당에서 가장 높은 호감도를 보였다. 특히 클린턴 전 장관이 정직하지 않고 미덥지 않다고 밝힌 유권자가 57%에 이른 반면 바이든 부통령이 정직하고 미덥다고 밝힌 유권자가 58%에 달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올해 5월 뇌종양과 싸우다가 46세로 사망한 둘째 아들 보 바이든 전 델라웨어 주 법무장관의 유언 때문에 출마를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같은 민주당 소속인 아들 바이든은 사망하기 전에 부친에게 대통령이 돼달라고 부탁했다.

아들 바이든은 연방검사, 델라웨어 주방위군 법무관 활동, 이라크전 참전 등을 거쳐 델라웨어주 법무장관을 지내며 내년 델라웨어 주지사 선거에 출마할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부친과 같은 전국구 정치인을 향한 계단을 착실히 밟았으나 병마를 만나 세상을 떴다. 바이든 부통령은 앞서 1988년과 2008년 등 두 차례 민주당 경선에 출마한 적이 있으나 모두 뜻을 이루지 못했다.

첫 도전 때는 연설 일부를 표절했다는 논란과 학력을 부풀렸다는 의혹에 휘말려 하차했다. 두 번째 도전 때는 대선 풍향계로 여겨지는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1%도 안 되는 득표를 한 데다가 당시 후보이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 한 말이 인종주의 논란을 일으키면서 낙마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바이든 부통령을 러닝메이트로 골랐고 둘은 두 임기에 걸쳐 경제위기, 테러리즘, 아랍권 혼란 등과 같은 국내외의 난제와 씨름해왔다. 백악관과 클린턴 전 장관의 캠프는 바이든 부통령의 출마 타진과 관련한 입장을 묻는 NYT의 말에 답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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