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 스인홍 "불참땐 행사 빛바래" 보도…韓, 미일 관계도 고려해야

[데일리한국 이서진 기자] 중국 당국은 9월 베이징(北京)에서 개최하는 제2차대전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기를 고대하고 있으며, 불참때는 행사의 빛이 바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와 주목된다. 스인훙(時殷弘)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기념 열병식이 항일전쟁 기간 중국의 기여를 부각시키고 중국이 전후 핵심 강국으로 부상했음을 과시하는 등의 다양한 외교적 포석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7일 보도했다.

스 교수는 특히 "박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으면 열병식이 지니는 외교적 취지가 달성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박 대통령이 미국의 압력을 받고 있음을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익명의 한국 외교 소식통은 박근혜 대통령이 다음 달까지 열병식 참석 여부를 결정하지 않을 것 같다면서 박 대통령이 중국의 초청을 거부하면 중국 당국의 감정이 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SCMP가 전했다. 소식통은 "중국은 한·중 관계가 좋기 때문에 박 대통령의 열병식 참석을 당연하게 여기지만, 한국은 미국·일본과의 관계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일본과 관계가 좋지 않지만, 우리는 개선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이 문제를 미국 정부와 논의했지만, 아직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과 일본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열병식에 참석하지 않는 대신에 열병식 무렵에 베이징(北京)을 방문할 수 있는지를 논의하고 있다고 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9월 3일께 베이징을 방문하겠지만, 열병식에는 참석하지 않는 등 많은 외국 정상들이 민족주의와 반(反)일본 메시지가 기저에 깔린 열병식에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지역 경제·군사협력체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원국 정상들만 열병식 참석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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