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정상회담 바라보는 해외언론의 반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한해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가진 가운데 해외언론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일본 언론은 “중국이 한국을 자국 편으로 만들려고 팔을 걷어붙였다”고 평가하며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서방 언론은 중국이 북한보다 한국을 먼저 방문한 점과 한중 양국이 한반도 비핵화를 강조한 점을 주목했고, 중국 언론은 자국과 한국의 협력관계가 급진전되고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아사히 신문은 중국이 여러 방면을 통해 한국을 포섭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고 4일 평가했다. 그러면서 북한 대응에 관한 중국의 구상을 언급했는데, 중국이 북한 문제에 있어서 한국과 공동의 인식을 만드는 것이 6자회담을 통해 핵 문제를 해결하려는데 필수적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의 생각은 이를 통해 한·미·일 3국 간의 협력에 쐐기를 박으려는 것”이라며 “한국은 장기적인 대북전략에 관해 중국의 협력을 얻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양국 공조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일본 언론은 역사문제에도 신경을 곤두세웠다. 이와 관련 중국이 일본을 견제하기 위해 한국을 끌어들이려는 노력을 진행 중이나 한국은 미국과의 입장 때문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당초 일본의 역사 왜곡과 관련 강경한 경고 메시지가 실릴 것으로 예상한 것과 다르게 이번 한중 정상회담 공동성명과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우경화에 관한 언급이 빠진 것도 한국이 대일외교를 배려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요미우리신문, 니혼게이자이 신문 등은 양국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 관련 자료의 공동 연구를 진행하기로 한 것이 중국이 주도하는 '반일 공동투쟁'을 한국이 수용한 셈이라고 해석했다.

요미우리 신문은 시 주석이 지난 5월 아시아의 안보는 아시아인이 지키자며 내세운 새로운 아시아 안보관을 지적하며 한국이 시 주석의 새 안보관에 동조하는 것은 미국의 재균형 전략에 반기를 드는 것이라 한국이 이로부터 일정한 거리를 둔 것으로 풀이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한국과 중국의 경제 협력 구상을 주시했다. 닛케이 신문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가 먼저 이뤄지면 일본 기업이 중국 전략에서 경쟁 관계인 한국 기업보다 불리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중 정상회담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대북한 일부 제재 해제 발표가 같은 날 이뤄진 것에 주목했다. WSJ는 이는 동북아시아의 역동적 변화를 보여준 것으로 중국과 일본 모두 이 지역에서의 영향력 강화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한중 정상 회담에서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반대하는 입장을 내세운 것을 주시했고, 워싱턴포스트는 중국이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 확대 가능성을 세계에 경고했다는 시각을 담은 AP통신 기사를 주요하게 반영하기도 했다.

관영 신화통신 등 중국언론은 시 주석에 대한 한국의 파격적인 환대를 소개하며 한중 밀월관계가 진전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환구시보는 “시 주석이 방한이 양국의 전략적협력동반자 관계를 더욱 심화시키는 이정표가 될 것이며 나아가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촉진시킬 것이다”고 했고, 관영 CCTV의 뉴스 등은 시 주석의 방한 내용을 거의 실시간으로 내보내기도 했다. 또 주요 일간지들은 한중 경제협력이 지역과 세계경제에 활력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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