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해 투숙 제지당해 여관 주인과 다퉈…휘발유 사다 불 지르고 112에 자수
중식당 배달원 A(53)씨는 20일 새벽 3시쯤 서울 종로구 종로5가의 2층 건물인 서울장여관 출입구에 휘발유통을 던지고, 곧이어 소지하던 테이블보에 불을 붙여 던졌다.
출입구는 사실상 유일한 탈출로였다. 이 불로 여관에서 잠들어 있던 10명중 5명이 숨졌다.
4명은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실려 갔다. 1명은 스스로 대피했지만, 화상이 심해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여관 주인은 술에 취한 A씨가 성매매를 요구하자 방을 주지 않았고, A씨는 집기를 발로 차는 등 소란을 피웠다.
A씨는 이날 오전 2시7분 여관 주인이 숙박을 거절한다는 이유로, 여관 주인은 A씨가 술에 취해 소 란을 벌인다는 이유로 각각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A씨에게 "성매매·업무방해로 처벌될 수 있다"며 경고하고 설득했다. 이어 경찰은 A씨가 수긍하고 큰 길가 방향으로 걸어나가는 것까지 확인하고 사건을 종결했다.
그러나 A씨는 택시를 타고 인근 주유소로 이동해 휘발유 10ℓ를 구입, 여관으로 되돌아와 불을 질렀다.
불은 삽시간에 2층 여관을 집어삼켰고 1시간여만에야 진화됐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대부분 사망자의 사인이 질식사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방화범이 여관 입구에 뿌린 휘발유가 인화성 물질이다 보니 불이 삽시간에 번지고 다량의 연기가 퍼져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씨는 112에 전화를 걸어 "내가 불을 질렀다"고 자수했고, 여관 건물 근처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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