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월 두차례 화재 원인은 스마트폰 배터리 폭발...모두 애완견 키우는 집에서 사고나

사진=EBS 영상캡처
[데일리한국 이서진 기자] 지난 4월과 5월 애완견이 스마트폰 배터리를 깨무는 바람에 폭발이 일어나 화재로까지 번진 것으로 추정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 '배터리, 애완견 주의보'라도 내려져야할 상황이다.

29일 서울소방재난본부 동대문소방서 소속 임성태 소방위 등 화재조사관의 '스마트폰 배터리 화재위험성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스마트폰 배터리는 애완견의 이빨과 같은 뾰족한 물체로 압력을 주면 쉽게 손상돼 폭발할 위험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관련, 지난 4월 강남구 한 빌라에서 스마트폰 배터리가 폭발해 침대 등을 태워 재산피해를 내는 사고가 불거졌다. 한달뒤인 5월에도 강동구의 한 다가구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해 안방 침대와 가재도구가 모두 불에 탔다. 사람이 현장에 없어 인명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자칫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던 것이다.

소방당국 조사 결과 두건의 화재 원인은 모두 스마트폰 배터리 폭발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두 화재의 공통점은 피해 가정 모두 애완견을 실내에서 기르고 있었다는 점이다. 연구 보고서에 언급된 것처럼 애완견이 스마트폰 배터리를 깨물어 실제로 폭발하는 상황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얘기다.

동대문소방서 화재조사관들은 이번 연구과정에서 스마트폰에 가장 일반적으로 쓰이는 리튬이온전지 배터리로 폭발 실험을 했다. 위의 두 화재 사례에서 착안, 개의 이빨과 유사한 모양의 나사못을 고정한 도구를 만들고 이 도구로 스마트폰 배터리 외부에 2㎜ 깊이로 반복적인 압력을 가했다.

완전히 충전됐거나 충전 중인 배터리의 경우 3∼4회만에 내부에서 발열이 생기고 배터리가 점차 부풀어올라 불꽃이 방출되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연구팀은 뾰족한 물체로 배터리 외부에서 압력을 가하면 내부에 양극과 음극을 분리한 막이 손상되거나 압력으로 양극과 음극이 서로 맞닿게 되면서 발열이 되고 팽창, 폭발에 이르게 된다고 원인을 설명하기도 했다.

스마트폰 배터리에 400도까지 열을 가하는 고온가열실험에서는 27분 후 외형이 부풀기는 했으나 불꽃이 생기지 않았다. 또 소금물을 이용해 전기합선을 일으키는 실험에서는 별다른 외형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여름철 자동차 내부(70∼90도), 찜질방(40∼60도)에 배터리를 방치하거나 충전 중 합선에 의해서는 배터리 폭발 위험이 크지 않은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반면 개의 이빨과 같이 뾰족한 물체로 압력을 받을 때 쉽게 폭발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임성태 소방위는 "자신이 사용하는 휴대폰 배터리가 폭발·화재 등 치명적인 위험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고 늘 취급·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면서 "특히 애완견을 기르는 가정에서는 배터리를 아무 데나 방치해 불이 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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