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에도 불구하고 트위터에 도면 10여장 등 추가로 올려

정부 "기밀 아니다" 되풀이… 전문가 "공개 늘수록 더 큰 위협"

원전 해커 트위터
[데일리한국 김종민 기자] 국내 원자력발전소의 내부 자료가 또다시 인터넷에 공개돼 국민 불안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원전반대그룹 회장'을 자칭하는 트위터 사용자는 정부가 사이버보안의 비상태세에 돌입하고 합동수사단을 가동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3일 또다시 원전 도면 등이 담긴 4개의 압축 파일과 원전 기술 관련 기사의 인터넷주소(URL)를 공개했다. 정부를 조롱하듯 벌써 5번째 유출 자료를 공개한 있는 것이다.

이날 공개한 4개의 압축파일에는 고리 1, 2호기와 월성 3, 4호기의 도면으로 보이는 파일이 담겼다. 한 파일에는 고리 1,2호기 원전 도면 5장이, 다른 파일에는 월성 3,4호기에 대한 최종 안정성 분석 보고서에 포함된 도면 10장이 포함됐다. 이 트위터 사용자는 "한수원 사이버 대응훈련 아주 완벽하시네. 우리 자꾸 자극해서 어쩔려고. 원전반대그룹에 사죄하면 자료 공개도 검토해 볼게"라며 "사죄할 의향이 있으면 국민들 위해서라도 우리가 요구한 원전들부터 세우시지"라는 한수원을 조롱하는 글도 올렸다. 이어 "우리는 국민을 사랑하는 원전반대그룹이다. 국민 여러분, 원전에서 빨리 피하세요. 12월 9일을 역사에 남도록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12월 9일은 한수원에 대한 이메일을 이용한 사이버공격이 있었던 날로, 당시 이메일에 포함된 악성코드를 통해 한수원이 자료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원전반대그룹'은 지난 15일 처음으로 인터넷에 자료를 공개한 이후 지난 21일까지 원전 관련 자료가 담긴 압축파일을 연달아 올리며 국내 원전의 가동 중단을 요구했다. 지난 21일 새벽에는 성탄절부터 고리1,3호기, 월성 2호기를 가동중단하라면서 중단하지 않으면 원전자료 10만여 장을 모두 공개하고 '2차 파괴'도 실행에 옮기겠다고 위협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그가 가진 자료가 일부 소량에 국한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과 함께 공개되는 자료가 많아질수록 보안에 더욱 큰 위협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가 지금까지 공개한 자료가 개별적으로는 원전의 안보에 치명적인 위협을 주는 수준은 아니더라도 공개된 자료가 여러 건이기 때문에 이를 서로 조합하면 원전의 구조를 파악할 수 있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한편 한수원과 정부는 유출 자료들이 원전 운전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기밀 자료가 아닌 데다, 원전 제어망이 외부와 완전히 차단돼 있어 인터넷 등으로 접근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원전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자료 유출자의 실체는 물론 자료가 유출된 경로나 유출된 양조차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어서 불안감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전반대그룹에서 정부 당국을 비웃듯이 6번째, 7번째 자료를 계속 공개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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