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상 영화 음악 수상자 출신의 작곡가가 아들과 함께 명품 시계를 훔치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진경찰서는 22일 금은방에서 수천만원 어치의 명품 시계를 훔친 영화음악 작곡가 이모(66)를 절도 혐의로 구속하고 달아난 이씨의 아들(26)을 뒤쫓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19일 오전 10시 30분쯤 부산진구의 한 명품시계 판매점에서 손님으로 가장해 시계를 보여달라고 한 뒤 6,300만 원 상당의 명품시계 3점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씨는 아들에게는 돈을 뽑아오게 시키며 시계와 함께 먼저 내보내고 자신은 금은방 주인을 안심시키는 역할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아들이 돌아오지 않자 이를 수상하게 여긴 금은방 주인의 신고로 현장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이씨는 경찰조사에서 “정부가 주최한 상금 3억 원 상당의 통일음악상 공모에 응모했는데 장관에게 시계를 주려고 했다"며 엉뚱한 말을 늘어놓기도 했다.

경찰조사 결과 이씨는 1990년대 초반 대종상 영화제 음악상을 수상했고, 1996년에는 영화음악가 표창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씨는 현재 한 달에 40여만 원의 기초생활수급비를 지원받으며 서울의 한 고시원에서 생활하고 있다.

경찰에 붙잡힌 이씨는 아들의 주민번호를 허위로 진술하거나 휴대전화에 있던 통화내역이나 저장된 번호를 이미 삭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의 아들이 2개월 전에 절도사건이 발생한 이 명품시계 판매점에 들러 범행을 물색하기도 하는 등 계획적인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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