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의 성매매를 눈 감아주는 대신 뇌물을 챙겨 온 현직 경찰관들이 붙잡혔다. 자료사진.
영화 '투캅스'보다 더 영화같은 실제 사건이 세상에 드러났다. 서울강동경찰서 소속 박모 경위는 파출소에서 근무하던 2001년부터 천호동 '텍사스촌' 인근에서 성매매 업소를 운영하는 ‘신(新)종합시장파’ 행동대장 이 씨와 친분을 쌓았다. 박 경위는 10년 가까이 조직폭력배들의 기업형 성매매를 눈감아 주는 대신 수천만 원의 현금을 받아 오다가 덜미를 잡혔다.

19일 서울지방 경찰청에 따르면 박 경위는 지난 2003년부터 2011년까지 총 10여차례에 걸쳐 경기 성남의 폭력조직인 ‘신(新)종합시장파’ 행동대장 이모(44)씨로부터 2,000여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또 박 경위의 계좌 거래내역을 추적하던 중 서울과 경기경찰청 소속 경찰관 4명이 이씨로부터 30~50만 원을 받은 정황을 포착했다. 이들은 관할 지방경찰청에 통보돼 감찰이 진행 중이다.

이씨 등이 소속돼 있는 ‘신종합시장파’는 서울 강동구 천호동 일명 ‘텍사스촌’에서 성매매 업소 3곳을 운영하며 약 100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성매매알선등행위의처벌에관한법률위반 등)로 지난달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는 유흥업소에 종사하는 여성들을 명품 가방 등으로 유혹해 1년 단위로 선불금을 주고 계약한 뒤 이들이 성매매를 그만두려고 하면 선불금의 3배를 요구하며 “도망가면 끝까지 찾아내 죽이겠다”, “결혼식에 찾아가 어떤 일을 했는지 남편에게 폭로하겠다”며 협박·감금하고 성매매를 강요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씨는 유흥업소 종사자 및 성매매 여성 등을 상대로 연이자 221%의 악성 고리대부업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

박 경위는 경찰 조사에서 이씨와의 친분을 인정하면서도 “돈을 빌려주고 갚은 것이며 빌린 돈 1,000만 원은 모두 갚았다”며 뇌물수수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박 경위에 대해 대가성이 입증되는 대로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씨로부터 수십만원 대 금품을 받은 경찰관 4명은 감찰로 넘겨졌으며 조만간 징계를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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