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여성 병원 부원장이 자신의 병원 시술대에 누워 그대로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병원 부원장이 다른 곳도 아닌 긴급 치료가 가능한 병원에서 갑자기 사망했다는 점에서 경찰은 타살 의혹을 포함, 다각도의 수사를 벌이고 있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지난 27일 0시 28분쯤 자신이 근무하던 광주 서구 모 성형외과 병원에서 쓰러진 부원장 B씨(30·여)에게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아 결국 숨지게 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로 이 병원 원장 A(51)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은 병원장 A씨를 과실치사혐의로 입건하면서 조사를 벌이는 한편 병원을 압수수색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원장은 B씨가 낮시간부터 몸에 이상 증상을 보였음에도 의사로서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병원 측은 지난 26일 낮에도 B씨가 한차례 쓰러져 119구급대에 신고했으나, 곧바로 B씨의 상태가 호전됐다며 신고를 취소한 바 있다. 이후 병원 시술실에서 A원장과 함께 수액을 맞으며 누워 있던 B씨는 27일 새벽 갑자기 정신을 잃어 대형병원으로 긴급 이송, 치료를 받다 하루만인 28일 숨졌다.

B씨는 이 병원의 부원장 직함으로 일하고 있었으나, 상담업무를 주로하고 의사자격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측은 “B씨가 며칠 전부터 식사를 하지 못하고 기력이 없어 수액을 맞도록 했다”고 경찰조사에서 밝혔다. 경찰은 B씨의 죽음에 수상한 점이 있다고 판단해 병원을 압수수색하고 병원장 A씨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B씨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부검결과 별다른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으나 수액을 투여하기 위해 꽂은 주사바늘 흔적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낮에 한차례 신고를 했다가 취소하는 등 B씨가 숨진 이유에 미심쩍은 점이 있다고 보고 약물검사 등 정밀감식을 벌이는 한편 병원을 상대로 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