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15일 투병 끝에 별세했다. 향년 89세. 15일 오전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고인의 영정이 놓여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범여권은 15일 진보진영 원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89) 별세 소식에 잇따라 애도를 표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화 운동가 겸 통일운동가 백기완 선생이 오늘 새벽 우리 곁을 떠났다”며 “치열했던 삶은 ‘임을 위한 행진곡’과 함께 기억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평생을 통일 운동에 헌신하신 백기완 선생님께서 타계했다”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영면을 기원한다”라고 말했다.

양향자 민주당 최고위원도 같은 자리에서 “우리는 선생께 받은 게 셀 수 없이 많다. 민주주의를 향한 지치지 않은 투혼을 받았으며, 통일과 민족에 대한 뜨거운 염원을 받았다”며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선생의 뜨거운 맹세를 잊지 않겠다”고 애도했다.

서울시장에 출마한 박영선, 우상호 예비후보는 페이스북에 추모의 글을 올렸다.

박 후보는 “선생님이 계시던 대학로 부근 아담한 연구소로 아주 오래전 찾아뵈었던 일은 이제 선생님의 젊음이 담긴 추억이 됐다”며 “참 고생 많으셨다. 이제 편히 쉬시라”고 썼다. 우 후보는 “돌이켜보면 선생님께서는 항상 앞에서 계셨던 것 같다”며 “그 그림자를 좇아가기에도 벅찼던 분, 시대의 등불을 이렇게 또 잃었다”며 애도했다.

강은미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도 보도자료를 내고 “한평생 농민·빈민·통일·민주화운동에 매진하며 한국 사회운동 전반에 참여해왔던 우리 시대의 큰 어른이 우리 곁을 떠났다”며 “못다 이룬 민중이 주인 되는 세상을 위해 더욱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백 소장은 민중가요 ‘임을 위한 행진곡’의 가사 원작자이자 ‘장산곶매 이야기’ 등을 쓴 문필가다. 그는 1964년에는 한일협정 반대 운동에 참여했고 1974년에는 유신반대를 위한 백만인 서명운동을 주도하다 긴급조치 위반으로 투옥됐다.

1987년 대선에서는 독자 민중후보로 출마했다가 김영삼·김대중 후보의 단일화를 호소하며 사퇴했다. 이후 자신이 설립한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으로 활동하다 투병 끝에 별세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