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들에게 부정적인 영향 줄 것 같아 걱정"

"열린당 미덥겠지만 선 넘는 비방 삼가달라"

민주당 "최고위원 지위·품격 맞지 않은 행동"

정봉주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은 13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인 ‘BJ TV’에 ‘긴급 죄송 방송’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에서 정 최고위원은 민주당 지도부를 향한 '막말 논란'에 대해 해명, 사과했다. 사진=BJ TV 캡처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정봉주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은 13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겨냥한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해당 발언이 담긴 영상도 삭제했다. 4·15 총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막말 논란’으로 부정적인 여론이 퍼지는 것을 우려, 위기감 속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유튜브 방송인 ‘BJ TV’에 ‘긴급 죄송 방송’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14분 분량의 영상에서 그는 “부적절한 표현을 한 것은 제 불찰이고 부덕”이라면서 “무조건 죄송하다”고 밝혔다.

그는 “열린민주당과 관계없는 개인적인 문제다. 제 인격의 미숙함으로 봐 달라”면서 “부적절한 표현이 편집돼 퍼져 우리 후보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앞서 정 최고위원은 전날 BJ TV에 올린 영상에서 자신을 비판하는 네티즌을 향해 “네거티브 할 시간에 집에 가서 자, 이 XXXX아”라고 말했다.

또한 민주당 지도부를 향해 “나를 모략하고, 음해하고, 시정잡배, 개쓰레기로 취급했다. 공식적으로 입으로 뱉어내고도 앞으로 나를 볼 수 있을 것 같으냐”며 “당신들은 이번 선거기간에 짐승만도 못한 짓을 했다”며 “내가 영원히 ‘을’로 있을 줄 아느냐. 악착같이 살아남을 것이니, 갑과 을이 언제 바뀌는지 한 번 보자”고 밝혔다.

정 최고위원은 “어제 방송에서 많은 사람이 댓글로 욕을 했는데, (부적절한 표현)은 악성댓글을 단 사람들에게 한 것”이라면서 “민주당 지도부를 공격한 것은 아니다. 한 식구 한 형제인데 왜 공격하느냐”고 해명했다.

이어 “어떤 분이 열린민주당 후보를 찍으려다가 제 욕설을 보고 다른 당 후보를 찍겠다고 얘기하는 것을 보고 후보님들께 죄송했다”면서 “저 때문에 (열린민주당에) 영향이 없었으면 좋겠고 부적절한 표현으로 화가 난 분들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 씨, 윤 씨, 양 씨’라는 특정 인물을 지칭, 비판한 데 대해 해명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해당 발언이 담긴 영상이 공개되자 정 최고위원이 이해찬 민주당 대표,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 또는 윤건영 서울 구로구을 민주당 후보,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을 저격했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 최고위원은 “윤 씨는 제가 잘못 이야기했다”면서 “윤 씨가 아니라 더불어시민당(시민당)에 있는 김 씨”라고 정정했다. 그가 지목한 김 씨는 민주당의 비례위성정당인 시민당에 있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셋째 아들인 김홍걸 후보다.

정 최고위원은 “김 후보는 입에 담지 못할 정도로 과거 발언까지 끄집어내며 저희를 공격하고 있다”면서 “오랜 기간 우정을 나눈 형·동생 사이인데, 이쪽(열린민주당)으로 오는 표를 악착같이 막으려는 데 대해 미안하지 않으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과 시민당이 열린민주당을 미덥지 못하게 생각하는 마음은 있겠지만, 선을 넘는 비방은 삼가 달라”면서 “시민당 후보들이 문재인 대통령과 끝까지 함께할 분들인지 아니면 열린민주당 후보들이 끝까지 함께할 분들이지 평가해달라”고 말했다.

현근택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타 당 지도부를 향해 거듭 욕설을 내뱉고, 댓글을 단 유권자에게까지 심한 말을 한 것은 공당의 최고위원으로서 지위와 품위에 맞지 않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면서 “개인적인 감정을 거침없이 쏟아내기에 정봉주 전 의원이 앉은 공당의 최고위원이라는 자리는 너무도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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