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위서 박수로 만장일치…"노무현 전 대통령과 대척점? '노무현 정치' 모욕하는 것"
한국당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국위원회에서 김병준 혁신비대위원장 선출안을 박수를 치는 방식을 통해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김병준 위원장은 수락 연설을 통해 “저에게는 작은 소망이 있다. 한국정치를 반역사적인 계파논리와 진영논리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라며 “대신 미래를 위한 가치논쟁과 정책논쟁이 우리정치의 중심을 이뤄서 흐르도록 하는 그런 꿈”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현실정치를 인정한다는 이름 아래 계파논쟁과 진영논리를 앞세운 정치를 인정하고 적당히 넘어가라고 얘기하지 말아달라”며 “차라리 잘못된 계파논쟁과 진영논리 속에서 그것과 싸우다가 죽으라고 말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수락연설 후 기자들을 만나 ‘관리형’과 ‘혁신형’으로 분류되는 비대위의 성격을 묻는 질문에 “무엇을 관리형이라고 하고, 무엇을 혁신형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경계가 불분명하다”면서도 “그런데 제가 생각하는 건 당의 많은 부분을 바꾸는 것이니까 그런 면에서는 혁신형이 어울린다”고 방향을 예고했다.
김 위원장은 ‘일부 친문(친문재인)계 의원들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대척점에 선 것이라고 얘기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이른바 ‘노무현 정치’를 모욕하는 것”이라며 “노무현 정치는 여기도 대한민국, 저기도 대한민국”이라고 반박했다.
이날 김 교수를 비대위원장으로 의결함으로써 한국당은 6·13지방선거 참패 후 당을 수습할 전초기지를 구축했다. 다만 최근 계속된 당내 분열은 끝나지 않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우선 비대위의 권한과 기간 등을 놓고 일부 친박(친박근혜)계·중진 의원들은 김 위원장의 의중과는 다르게 전당대회를 준비하기 위한 ‘관리형 비대위’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비대위를 구성함에 있어 계파별 비대위원을 늘리기 위한 갈등도 당 수습의 난관으로 꼽힌다.
한편 김 위원장은 ‘노무현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과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을 지냈으며, ‘박근혜정부’ 때는 탄핵정국 속에서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되는 등 중도적 인사로 분류된다.
현재 국민대 명예교수인 김 위원장은 공공경영연구원 이사장, 사회디자인 연구소 이사장 등을 맡고 있다.
김 위원장은 앞서 박근혜정부 때 국무총리에 지명됐다가 철회된 후, 한국당 당대표 후보와 6·13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