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당선자] 노무현 전 대통령 닮은 변방과 반골의 기질

이재명 경기지사 당선자. 사진=연합뉴스 자료
[데일리한국 6·13특별취재팀 안병용 기자] 성남시장이 경기도지사로 업그레이드 돼 돌아왔다. 이제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자가 민선 7기를 맞이해 어떤 도정을 펼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재명 당선자의 성남시장 시절, 시민들은 그에게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공감하고 열광했다. 바로 정의와 복지다.

이 당선자는 정의와 복지라는 관념에 있어서 ‘보편적’ 인식을 갖고 있다.

‘박근혜 국정농단’ 사태 당시를 되짚어보자. 이 당선자는 상식과 이성을 허문 박근혜 전 대통령의 후안무치한 행태에 “구치소로 보내야 한다”며 분노의 일갈을 날렸다.

이는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던 활자로 된 정의가 아니었다. 사회공동체가 오랜 시간을 통해 체화해온 보편적인 ‘진짜 정의’를 실현해야 한다는 선언적 의미의 일성이었다.

이 당선자는 무상급식을 비롯해 무상교복·무상공공산후조리원·청년배당 등 다양한 보편적 복지정책을 선보이면서도 ‘포퓰리즘’이라는 보수 진영의 공격에 굴하지 않았다.

이 같은 신념은 그가 복지정책을 펼치는 배경에 시민들의 공감을 얻어내고 있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낭비와 부정부패만 하지 않아도 정부살림은 엄청 좋아진다”는 평소 지론 덕분이었다.

실제 이 당선자는 2010년 성남시장으로 당선된 뒤 무려 7285억 원에 달했던 비공식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모라토리엄(지불유예)을 선언했다.

이후 매년 1500억 원씩 상환하는 등 3년6개월 만에 빛을 청산하고 모라토리엄 졸업식을 했다.

이 당선자의 주변의 공세에도 흔들리지 않는 결기에 시민들은 열광했다. 아울러 성남시에 구현하려한 정의와 복지 실현의 원칙은 그를 순식간에 걸출한 ‘잠룡’으로 발돋움하게 한 원동력이 됐다.

경기도는 지난 16년간 보수진영이 굳건하게 집권해왔다. 이 당선자는 이 기나긴 독주를 깼다.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16년 동안 다져져온 보수진영의 조직력을 무너트리고 바닥민심의 결집을 진보진영으로 결속시켜온 노력이 도지사 당선으로 이어졌다고 풀이할 수 있다.

변방과 반골의 기질이 마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살아생전을 떠올리게 한다.

성남에서 소년노동자로 일하다 산재사고로 장애인이 된 이 당선자는 1986년 말 사법시험에 합격해 지긋지긋한 가난에서 벗어나는 듯 했다고 한다.

그러나 사법연수원 선배인 노 전 대통령의 강연이 이 당선자의 삶을 바꿨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의 강연을 듣고 판·검사 대신 인권변호사의 길을 택했다.

“독재정권을 위한 판검사가 될 수 없었고, 서민들의 힘겨운 삶을 외면할 수 없었다”는 것이 20대 청춘을 전두환·노태우의 군사 독재정권에서 보낸 이 당선자의 회고다.

성남 본시가지에 대형병원이 단 한곳이 없음에 분노했다. 시립의료원 건립을 주장하다 수배됐다. 이 당선자가 정치인의 길을 결심하게 된 계기다.

‘정의’와 ‘복지’가 강물처럼 흐를 경기도를 주목해보자. 이 당선자가 ‘초심’만 잃지 않는다면 가능한 일이 아닐까.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자 약력

-1964년 경북 안동 출생
-1986년 제28회 사법시험 합격
-1989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국제연대위원
-2003~2004년 성남참여연대 집행위원장
-2004~2005년 국가청렴위원회 성남부정부패신고센터 소장
-민선 제5대, 6대 경기도 성남시장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