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 외무상과 왕 부장은 이날 낮 12시쯤부터 약 1시간가량 비엔티안의 국립컨벤션센터(NCC)에 마련된 회의장에서 양자회담을 했으며 왕 부장은 회의장 밖으로 나와 리 외무상을 맞이하는 등 친밀함을 과시했다.
회담 후 북측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이번 접촉은 두 나라 사이의 정상적인 의사소통의 일환으로 진행된 것"이라며 "두 나라 외무상들이 조중 쌍무관계 발전 문제를 토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핵 문제와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등의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이에 따르면 양측은 그간 경색됐던 북중 관계 회복 가능성에 대해 상호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보인다. 또 북한 핵 문제에 대한 의견도 교환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최근 사드 배치 결정에 강력 반발하는 중국이 북한을 끌어들여 대화 재개를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이 같은 북한과의 밀착 행보를 통해 중국이 미국과 한국에 일종의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이날 회담에서 양측은 다분히 의도적으로 친밀함을 드러냈다. 왕이 부장은 회의장 밖까지 리 외무상을 맞이한 것도 모자라 회의장 안으로 들어서면서는 리 외무상의 등에 손을 올리는 모습을 과시했다.
왕이 부장과 리수용 전임 외무상이 2014년 미얀마에서 열린 ARF에서 만났으나 지난해 말레이시아 회의에서는 냉각된 북중관계를 반영해 양국 외교장관간 회담이 불발됐다.
한편 전날 밤 윤병세 외교부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장관)간 회담에서는 한반도 사드 배치 문제를 놓고 중국이 불편한 심경을 감추지 않으면서 팽팽한 긴장감을 연출했다. 왕이 부장은 한국이 양국상호신뢰에 해를 입혔다고 공격하며 실질적인 행동을 언급했고, 윤 장관은 사드 배치 결정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