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대 대선에서 'DJ와 춤을'이 인기 끌며 로고송에 관심 모아져

저작권료·인격권료·제작비용 들어…한 곡당 250만 원이 일반적

새누리, 5억 제시한 '백세인생' 포기할 듯…더민주는 자체제작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데일리한국 김소희 기자] 선거 시즌이 다가오면서 여야 각 당의 선거 로고송은 후보자들의 이력 만큼이나 큰 주목을 받는다. 친숙한 멜로디와 쉬운 가사는 후보자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데 일등공신(一等功臣)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올해 역시 다양한 곡들이 물망에 올랐고, 노래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로고송은 매 선거마다 화제를 불러모았다. 15대 대선에선 김대중 전 대통령 캠프에서 DJ DOC의 'DOC와 함께 춤을'을 'DJ와 춤을'로 개사하며 인기를 모았다. 이후 16대 대선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직접 부른 양희은 '상록수'를 홍보 영상으로 사용해 화제가 됐고, 17대 이명박 전 대통령은 박현빈의 '오빠 한 번 믿어봐'를 선택했다. 18대 박근혜 대통령은 시크릿의 '사랑은 MOVE'등 28곡의 선거 로고송으로 사용했다.

이번 총선 로고송은 3월 31일부터 틀 수 있지만 로고송 경쟁은 벌써부터 치열하다. 특히 '오빠 한 번 믿어봐', 박승철의 '무조건', 오승근의 '내 나이가 어때서', 이정현의 '바꿔' 등은 올해도 인기다. 이 중 '무조건'은 2007년 대통령 선거, 2008년 18대 국회의원 선거, 2011년 보궐선거에서 후보자들이 가장 많이 찾은 곡으로 꼽혔다. 또 가수 박현빈의 곡들은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 외에도 정동영 후보가 '빠라빠빠', 권영길 후보가 '곤드레만드레'를 선택해 그 인기를 실감케 했다.

그렇다면 선거 로고송을 만들 때 드는 비용은 얼마나 들까. 먼저 한국음악저작권협회 규정에 따라 저작권료를 내야 하는데, 국회의원인 경우 50만 원으로 정해졌다. 대통령 선거에는 200만 원, 광역단체창 선거는 100만 원의 비용을 협회에 내면 된다. 인격권료는 가사를 선거용으로 바꿀 경우 작사·작곡가에게 '허락'의 의미로 지불하는 돈으로 무료에서 100만 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제한선이 없기 때문에 '부르는 게 값'이라는 후문이다.

최종적으로 가사 개사, 새로운 노래 작업 등에 제작비가 들어 한 곡당 250만 원의 비용이 든다고 보면 된다. 후보 한 명당 2~3곡을 준비하기 때문에 총 750만 원 이상의 비용이 드는 셈이다. 곡 선택은 당마다 후보가 수백 명에 달하기 때문에 중앙당에서 추천곡 목록을 제시하면 후보자들이 이 중 몇 곡을 고르면 된다. 이에 최근 새누리당은 총선 로고송으로 '전해라~' 시리즈로 각종 패러디를 양산하며 인기를 모은 이애란의 '백세인생'을 독점 사용하는 것을 추진했다.

그러나 '백세인생'의 작사·작곡을 맡은 김종완 씨가 "내 노래가 필요하다면 누구든 쓰게 해주는 것이 기조"라면서 독점 사용을 위해선 5억 원을 내야 한다고 해 새누리당은 곡 사용을 포기했다. 대신 트로트와 최신 인기가요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추천곡 목록을 작성 중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총선 로고송을 직접 제작하는 쪽으로 주력할 계획이다. 더민주 손혜원 홍보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형석 교수가 이번 선거에 쓸 더민주 로고송을 만들어 주기로 했다. 제목은 '더!더!더!'"라고 말했다. 이어 "더민주 응원가 가사를 이곳(페이스북)에 공모한다"고 밝혔다.

현재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총선 로고송'을 검색하면 1위는 '백세인생'이 올라와 있다. 2위는 박미경의 '넌 그렇게 살지마', 3위는 김혜연의 '서울 대전 대구 부산'이다. 슈퍼주니어 '로꾸거', 박상철의 '무조건', 거북이의 '빙고'가 그 뒤를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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