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말까지 전국 '강연정치' 통해 세 규합 나서

[데일리한국 이선아 기자] 야권 정계개편 필요성을 거론하며 독자세력화를 모색해 온 무소속 천정배(사진) 의원이 '강연정치'를 통해 본격적인 세 규합에 나선다. 천 의원은 지난 27일 대전을 시작으로 다음 달 말까지 전국을 순회하는 '강연정치'를 통해 새로운 정치세력의 지향점과 구상을 설파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다양한 인사들과 의기투합 가능성을 타진하며 '물밑 행보'에 치중해 왔으나 이제는 '강연정치' 형태를 빌어 '제3지대' 건설을 위한 목소리를 공개적으로 내기 시작한 것이다.

천 의원 측은 28일 "지금까지 한국사회의 현실을 진단하고 과제 해결을 위한 정치의 역할을 정리한 단계였다"며 "이제는 강연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고 천 의원의 정리된 생각을 말하는 자리가 열릴 것"라고 말했다. 현재로선 천 의원의 신당 구상이 구체화됐다는 점이 눈에 띈다. 천 의원은 전날 대전YMCA에서 열린 강연에서도 "새로운 개혁정치세력 만들어 한국정치를 재구성할 것"이라며 신당 창당 구상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지난 보궐선거 때만 해도 천 의원은 '뉴DJ(새로운 김대중)'를 내세우며 호남 중심의 신당 또는 선거연대에 중심을 뒀다. 하지만 지금은 '전국적 개혁정당'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호남 자민련'이라는 비판이 감안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핵심 관계자는 "내년 총선 때 연대를 할 수도 있겠지만 전국 선거이기 때문에 결국 '기호 싸움'이 필요하다"며 "천 의원의 생각은 신당에 있다고 봐도 된다"고 전했다.

천 의원 측은 정계개편 논의가 본격화될 시기를 9~10월로 잡고 있다. 이쯤이면 새정치연합의 혁신안 확정과 맞물려 이탈세력이 나올 공산이 크고 총선 일정까지 고려했을 때 적기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에서는 주류, 비주류를 떠나 천 의원의 행보가 파급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천 의원의 세 확산 작업이 이렇다 할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한 데다 당 혁신위의 혁신 작업이 진행 중인 상황이어서 의원들의 이탈 명분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다.

실제로 천 의원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의원 중에서도 탈당이나 신당론에 대해 반대하며 당 혁신을 통한 국민적 신뢰회복을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 의원 독자 행보의 성공 여부는 인재 영입 등 세력화에 어느 정도 성과를 낼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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