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 긴급 의총 모두발언 통해 유 원내대표 사퇴 권고
"정치인 거취는 반드시 옳고 그름에 따라 결정되는 것 아냐"
"갈등 지속되면 총선 필패… 떠난 민심 쉽게 돌아오지 않아"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긴급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저의 경험을 비춰보건대 정치인의 거취는 반드시 옳고 그름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면서 "국회법 개정안을 둘러싼 당내 갈등과 혼란의 문제는 유 원내대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새누리당 모두의 문제가 됐다. 이럴 때일수록 '선당후사'의 정신이 필요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오늘을 기점으로 우리 새누리당은 새로운 모습으로 환골탈태해 국민과 당원 앞에 나서야 한다"며 "결단의 시점에서 의원동지 여러분의 애당심에 입각한 현명한 판단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김 대표는 이어 "국민들은 분열된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그런 만큼 오늘 꼭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한 뒤 "이후 진행될 의총 토론과 관련 "의견 개진엔 제한이 없으나 당의 미래를 위해 절제된 표현을 부탁드린다"면서 모두발언을 마무리했다.
그는 모두발언 중간에 전날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언급한 뒤 "정치적인 문제는 정치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데 유 원내대표를 포함해 모두가 공감했다"면서 "그렇다고 신임투표로 가면 어떤 결과가 나오든 우리 모두가 큰 상처를 입게 되고, 그런 이유로 인해 그동안 유승민 원내대표에게 당을 위한 희생해 달라고 많은 호소를 해 왔지만 해결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우리 새누리당의 미래와 박근혜 정권의 성공을 위한 방안으로,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권고하기로 했고, 오늘 최고 의사 결정 기구인 의총에서 의원 여러분의 동의를 구하고자 한다"며 의총 소집 이유를 설명했다.
김 대표는 "그동안 언론 등을 통해 '오락가락한다' '어정쩡하다' '눈치만 본다'는 등 많은 비판과 비난을 참고 견딘 것도 당의 단합과 화합을 위해서였다"고 해명하면서 "당 대표로서 당의 미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이제는 결단을 내릴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 대표로서 제 사고의 초점은 오로지 내년 20대 총선 승리에 맞춰져 있다"면서 "지금처럼 갈등과 혼란이 계속되면 총선에서 패할 수밖에 없고, 이는 우리의 공멸"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총선에서 패배할 경우 박근혜 정부는 국정 추진동력을 잃으면서 레임덕에 빠지게 될 것이고, 내후년 대선에서 정권 재창출이 힘들어지게 될 것이고 그것은 곧 국민의 불행"이라며 "현 상황에서 시간은 우리 새누리당의 편이 아니다. 현재의 분열상이 계속되면 많은 국민들은 피로감이 쌓일 것이고, 한번 떠난 민심은 쉽게 되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대표는 유 원내대표에 대해 "여러 사람이 공과를 얘기하지만 과실보다는 공로가 훨씬 많았음을 많은 의원들이 인정할 것"이라면서 공무원연금 개혁·경제활성화법안 처리 등을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그는 "오랫동안 옆에서 지켜본 유 원내대표는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권의 성공에 대한 열정과 충정이 누구보다 강한 동료의원"이라며 "당의 외연을 넓힌 소중한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랜 정치적 동지이자 새누리당을 함께 이끈 '투톱'으로 유 원내대표를 늘 사랑하고 존경해왔다"며 "그런 점에서 계속 고뇌할 수밖에 없었고 마음속으로 괴로움도 많았다"고 심경을 털어놓았다. 이후 의원총회의 분위기가 당연히 유 원내대표의 자진 사퇴 쪽으로 기울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