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적 치고 빠지기 외교… 한국 외교 위상 적나라하게 드러난 사건"

미국 국무부 해명에 대해선 "말이 안돼, 복잡해지니 변명하고 도망"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최근 논란이 된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의 한중일 과거사 관련 발언에 대해 3일 "본심은 셔먼이 얘기를 하고, (작년 방한 당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강도 높게 거론한) 오바마 대통령은 립서비스를 한 것"이라며 셔먼 차관의 발언은 "전형적인 치고 빠지기 외교이자 우리나라 외교의 위상을 지금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 출연해 셔먼 차관의 발언이 어떤 개인이나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미국 국무부의 해명에 대해서는 "말이 안 되는 거다. 복잡해지니까 변명을 하고 도망가는 것"이라고 일축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정 전 장관은 "아베의 방미를 앞두고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서 일본의 양보도 얻어내고 한·미·일 반중(反中)통일전선을 확실하게 구축하자는 계산으로 이런 발언을 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또 그는 조태용 외교부 1차관이 국회에 출석해 "미측에서 과거에 밝혀온 입장에서 변화가 없다는 것을 1차적으로 확인했다"고 언급한 데 대해서도 "미국에 면죄부를 주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정 전 장관은 "미국에 대해서 감히 말을 못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동맹이다. 그리고 가장 가까운 우방이지만, 그들이 우리에 대해서 결례를 하고, 또 인격을 모독하는 그런 행동을 하면 따져야 될 거 아니냐.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예의를 지켜야 될 거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거듭 대미 굴종외교를 질타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이런 식으로 편들면 안 된다는 얘기를 우리 정부가 해야 되며 미국 정부뿐 아니라 일본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얘기를 해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는 중국과 손잡을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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