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 자료사진
7·30 재보선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참패함에 따라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의 정치적 입지가 크게 흔들리게 됐다. 특히 지도부의 무리한 전략 공천이 선거 패배의 주요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어서 당 안팎에서 안 대표와 김한길 공동대표에 대한 비판론이 확산되고 있다.

전국 15곳에서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불과 4석만 얻고 여당에 11석을 내준 것은 유례를 찾기 어려운 야당의 패배이다. 개표 결과를 구체적으로 보면 더욱 뼈아프다. 일반적으로 야당세가 강한 수도권 6곳 중 5곳을 새누리당에 빼앗겼을 뿐 아니라 라 호남권 4곳 중 1곳을 새누리당에 내준 것은 충격일 수밖에 없다. 특히 야권의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돼온 손학규 새정치연합 후보가 수원 병에서 정치 신인이나 다름없는 김용남 새누리당 후보에게 패배한 것은 새정치연합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이다.

이같은 야권 체제로는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에서 승리를 기약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때문에 새정치연합 내부에서는 지도부 사퇴론과 함께 조기 전당대회론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친노세력과 486그룹 등은 안철수, 김한길 공동대표의 사퇴를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 대표가 이같은 파고를 넘고 대표 자리를 그대로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안철수, 김한길 공동대표가 안정적 리더십을 보여주려면 최소한 7석을 챙겼어야 했는데, 4석만 얻은 것은 참담한 결과이다.

새정치연합의 비주류 세력과 다른 군소야당들은 이번 기회에 야권 전체를 재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그동안 안 대표가 표방해왔던 '새정치' 깃발은 힘을 잃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야권 지도자로서의 안철수 리더십은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나아가 차기 대선주자로서의 안 대표의 위상도 흔들리게 된다. 6.4 지방선거 이후 안 대표의 대선주자 지지율은 야권에서 문재인 의원과 박원순 서울시장에 이어 3위를 기록해 왔는데, 안 대표의 지지율이 더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반면 문 의원과 박 시장은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전망이다. 어쨌든 이번 재보선 패배로 안 대표는 상당 기간 시련의 시절을 보내면서 활로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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