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막바지 표심 잡기에 나선 두 후보의 사무소를 찾아갔다. 두 후보는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데, 외벽에는 ‘100% 뛰는 경제, 그래서 임태희’라고 쓰인 현수막이 크게 붙어있고, 반대편에는 ‘박광온이 곧 김진표입니다. 야권단일후보 박광온’이라는 글귀가 큼지막하게 쓰여 있다. 임 후보는 3선 의원에 이명박 정부 고용노동부 장관과 대통령실장까지 이르는 화려한 경력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고 박 후보는 MBC 보도국장과 당 대변인을 거치며 쌓은 이미지에다 야권연대를 역시 주무기로 앞세웠다.
임 후보는 이날 아침 출근길 인사에 나선 이후 주민센터 문화교실과 매탄동의 경로당을 잇따라 방문했다. 임 후보 측은 선거 양상이 초박빙 경합 상황으로 흐르자 27일부터는 아예 선거사무소를 잠정 폐쇄하고 선거 관련 봉사자 대부분을 현장에 투입해 막판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임 후보는 활동하기 편한 베이지색 면바지를 입고 주민들을 찾아 연신 “임태희입니다”를 말하고 고개 숙였다. 중견 정치인답게 구구절절 공약 소개나 야당에 대한 공세를 취하기 보다 이름만을 알리며 한표를 호소하는 전략이다. 한 주민은 먼저 다가와 “투표 때 후보님을 찍었다”며 반가워했다. 임 후보는 “선거운동부터 무소음·무동원·무비방 원칙을 지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의 대통령 실장 경력에 대한 비판적 시각에 대해서는 “야당의 정치 공세이기 때문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임 후보는 기자가 야권의 후보단일화에 대한 판세 변화를 묻자 “주민들이 (단일화가) 투표 결과에 큰 영향이 있다고 보지는 않는 것 같다”면서 “야당 측이 국민을 핑계로 한국 정치 전체를 불신의 늪에 빠져들게 하는 구태정치를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같은 날 새정치연합 박광온 후보도 막판 표 모으기에 힘을 쏟았다. 출근길 지역민들에 인사를 건네며 하루를 시작한 박 후보는 이날 광교 지역 일대와 매탄3동 일대를 도는 게릴라 유세에 집중했다. 박 후보는 주민 한 명, 한 명을 향해 손을 내밀면서 임 후보에 비해 시간을 조금 더 할애하며 자신을 차분히 소개했다. 아무래도 임 후보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점을 만회하기 위한 전략이다. 일부 주민들은 앵커 출신인 박 후보에게 “TV에서 접한 익숙한 얼굴이다. 앵커 양반 열심히 하세요”라고 지지를 보냈다. 박 후보는 야권후보 단일화에 무게를 뒀다. 그는 “이번 단일화가 단순한 지지율 합산 이상의 의미가 있다”면서 “이 지역 유권자들의 연령대가 젊어 정치적 의식이 선진화되어 있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박 후보는 그러면서 “4대강 문제 등 과거 정치 시스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위치에 있는 분이 상대편 후보로 나왔다”면서 임 후보에게 날을 세우기도 했다. 한편 정의당 천호선 대표도 후보 사퇴 이후 박 후보와 동반 유세에 나서는 등 주민들에게 야권연대를 강조하는데 역점을 뒀다.
이곳은 두 후보 외에도 통합진보당 김식 후보와 노동당 정진우 후보가 이변을 기대하며 뛰고 있다. 통진당 김 후보는 한때 같은 당 다른 후보들과 함께 야권후보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폈으나 새정치연합에서 당대당 연대는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각자 위치에서 득표전을 벌이고 있다. 지지율 면에서는 여야 후보에 비해 뒤떨어지는 편이지만 얼마간의 표라도 가져간다고 볼 때, 임태희-박광온 후보의 표대결이 초박빙 접전으로 흐를 경우 이들이 얻은 득표가 당락을 가르는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새누리당 임태희 후보와 새정치연합 박광온 후보는 선거를 하루 앞둔 29일에는 그야말로 24시간 호소전을 목표로 삼고 수원 영통 전역을 누비며 마지막 한표를 위해 주민들에게 연신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