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한국지엠 노조, 27일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마무리

르노삼성차, 여름 휴가전 임단협 타결 집중교섭…기아는 쟁의행위 준비

사진=한국지엠 노조 제공
[데일리한국 박현영 기자] 현대자동차와 한국지엠 노사가 임금·단체협약에 잠정 합의하며 여름 휴가 전 교섭 타결에 청신호가 켜졌다. 그러나 아직 조합원의 잠정합의안 찬반투표가 남아있어 긴장의 끈을 놓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임단협 조차 해결하지 못한 르노삼성자동차도 26일 다시 11차 본교섭을 시작하며, 휴가 전 타결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기아는 지난 20일 노사간 교섭이 결렬되며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 조정을 신청, 쟁의 행위 돌입 절차에 들어갔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 노조는 이날부터 27일까지 이틀간 노조 집행부와 사측이 합의한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앞서 한국지엠 노사는 지난 22일 열린 14차 교섭에서 기본급 3만원 인상(호봉승급 포함)과 일시·격려금 450만원 등의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또 현재 한국지엠 부평2공장에서 생산 중인 차종의 생산일정을 연장하는 내용도 합의안에 담겼다.

한국지엠 노조는 당초 월 기본급 9만9000원 정액 인상, 1000만원 이상 수준의 일시금 지급, 인천 부평 1·2공장과 경남 창원공장의 미래발전 계획 확약 등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노조 집행부는 한국지엠이 최근 코로나19 여파와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인한 생산차질로 적자가 지속되는 것을 고려해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지엠 노조는 올해 여름휴가전 교섭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의견과 기본금 인상폭과 일시금 액수가 적다는 의견이 갈려 있는 상황이다. 특히 노조원 사이에선 임금이 2017년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찬반투표에서 부결을 호소하는 입장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노조는 오는 27일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실시, 오는 28일 새벽 2시에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20일 △기본급 월7만5000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성과급 200%+350만원 △품질향상 및 재해예방 격려금 230만원 △미래경쟁력 확보 특별합의 주식 5주 △주간연속2교대 포인트 20만 포인트 △코로나 상황 장기화로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재래시장상품권 10만원 등을 담은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그러나 현대차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잠정합의안에 의견이 갈리고 있다. 현대차가 역대 실적을 보이고 있는데 보상이 부족하다는 불만이 노조원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터져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현대차는 올해 2분기 사상 처음으로 매출이 30조원을 넘어섰다.

이에 현대차 노조 집행부는 이번 잠정합의안이 조합원의 권익 쟁취를 위해 최선을 다한 결과라며 노조원 설득에 나섰다.

노조 집행부 측은 소식지를 통해 “국내 자동차 경쟁사들이 경영난에 허덕이며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는 가운데 강력한 총 파업을 벌일까도 생각했다”면서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봐도 조합원이 파업을 통해 출혈을 감수할 만큼 실익이 없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또한 “코로나가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현대차 조합원 자신들만의 투쟁으로 매도 당하며 안티세력으로 낙인 찍혀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라면서 “휴가전 타결을 이뤄 내고 노조가 한걸음 더 전진할 수 있도록 거듭 현명한 판단을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르노삼성차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임단협 11차 본교섭을 시작해 여름 휴가 전 타결을 목표로 집중 교섭에 들어갔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지난해 7월 임단협 교섭을 시작했지만 1년이 지난 현재까지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7만1687원 인상, 격려금 700만원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으나, 사측은 2020·2021년 임단협 통합 교섭, 기본급 동결, 격려금 500만원 지급 등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선 1년 가까이 이어진 협상에 노사가 모두 지친 상태라 올해 여름 휴가 전 임단협을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휴가 전 임단협을 마무리하려면 늦어도 27일까지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후 찬반 투표에 들어가야 한다.

반면 기아 노사는 지난 20일 열린 8차 본교섭에서 교섭이 결렬됐다. 기아는 올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노조원들의 기대치가 높아진 상태다.

노조는 임단협 교섭 결렬을 선언한 후 중노위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노조는 오는 28일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해 여름 휴가 전에 쟁의행위 돌입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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