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LFP 포기 후 고니켈계 리튬이온전지로 방향 선회

한국, 니켈 80% LIB 상용화, 차세대전지로 확대해 적용

전기차용 전지. 사진=GM 제공
[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중국의 한국산 중대형 전지에 대한 견제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에 이은 사드 정국 해빙이 적어도 한국 전지업계에 '봄'을 돌려주지는 못한 셈이다.

28일 난징과 시안에 위치한 LG화학과 삼성SDI는 생산물을 중국 시장에 풀지 못한 채 해외로 반출하고 있다. 중국은 그간 역점을 두었던 리튬인산철(LFP)계 리튬이온전지 대신 고니켈계 리튬이온전지로 방향을 선회하고 한국이 강점을 가진 삼원계 리튬이온전지(NCA, NCM)의 비중을 높이고 있다.

◇ 중국, 전기차 탑재에 ‘무겁다’는 이유로 주력 LFP 리튬이온전지 포기

중국이 주력하던 리튬이온전지는 양극재가 리튬인산철(LFP)였다. 그런데 최근 고니켈계 리튬이온전지로 방향을 선회했다.

리튬인산철 성분엔 말 그대로 철(Fe)이 섞여 있다. 철이 섞여 있기에 저온에도 전기전도도가 우수하다는 특성이 있지만 무게가 무겁다는 점이 단점이다.

따라서 리튬인산철계 리튬이온전지는 에너지저장장치(ESS)엔 적합하지만 전기차에는 부적합하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다. 자동차는 무게만큼 주행거리가 짧아지기 때문이다.

중국이 리튬인산철계 리튬이온전지를 한참 활용할 무렵 중국 전기차 완성차제조사 BYD가 국산차 모닝 크기의 차체에 리튬인산철계 리튬이온전지를 넣어 차량 무게가 2톤에 가까운 전기차를 출시하는 해프닝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랬던 중국이 최근에 전기차를 집중보급하면서 무거운 리튬인산철계 리튬이온전지를 버렸다. 지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전지는 고니켈계 삼원계(NCA, NCM) 리튬이온전지로 알려졌다. 고니켈계 삼원계 리튬이온전지는 한국의 주력 전지이다.

고형신 화요우 신에너지그룹 연구위원. 사진=안희민 기자
한국은 이미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삼성SDI가 니켈 함량이 60~80%되는 전지를 생산해왔다. 처음엔 소형전지에 국한됐다가 중대형 전지로 확산되는 추세다.

특히 LG화학은 재작년부터 한국전지연구조합과 함께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용 중대형 전지를 개발하며 NCM811로 불리는 전기차용 리튬이온전지 개발에 박차를 가해왔다. NCM811은 니켈의 비중이 80%에 달하는 전지다.

리튬인산철계 리튬이온전지의 단꿈에서 뒤늦게 깬 중국은 니켈 함량을 높인 ‘고니켈계’ 전지개발에 박차를 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를 지원하기 위해 한국산 삼원계(NCA/NCM) 전지가 중국 내주 전기차 시장을 잠식하는 것을 막고자 2016년 1워 25일 이후 한국산 삼원계 전지 탑재 전기차에 대해 보조금 혜택을 중단하고 있다.

일각에선 문 대통령의 방중과 사드 사태 해빙이 중국 전지시장의 개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지만 중국의 전지와 전기차 정책이 취해온 입장을 볼 때 중국산 리튬이온전지가 성능과 가격면에서 한국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경쟁력을 가질 때야 가능할 전망이다.

◇ 중국의 ‘고니켈’ 기준 니켈 함량 50% 이상, 한국보다 10%p 뒤처져

중국의 화요우 신에너지는 니켈리치(Ni-rich), 즉 고니켈 전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국 기업 중에 하나다.

3월 15일 한국전지연구조합이 초청해 방한한 고형신 화요우 신에너지 연구위원은 “중국이 리튬인산철계 리튬이온전지에서 고니켈계 리튬이온전지로 방향을 선회했다”고 전했다.

고 연구위원은 국적이 한국인이다. 중국 전지산업이 팽창하며 많은 한국인 기술인력을 채용했는데 고 연구위원도 그 중 한명이다.

고 연구위원에 따르면 중국의 삼원계 중 리튬니켈코발트망간계 중대형 전지시장은 연평균 26% 성장하고 있다.

특히 2018년엔 삼원계(NCM/NCA)가 리튬코발트옥사이드(LCO)계 리튬이온전지를 추월할 전망이다. 게다가 2017년을 기점으로 중국은 소형IT용 모바일 전지시장보다 전기차(xEV) 시장이 더 커졌다.

따라서 현재 불거진 코발트 광물의 품귀현상은 전기차 대국을 꿈꾸는 중국 전지시장 확대에 장애가 될 수 있다. 중국이 코발트 함량을 줄인 고니켈계 리튬이온전지 개발로 방향을 선회한 것은 이 때문이다.

고 연구위원은 “중국은 전기치 시장 확대에 힘입어 전지시장 트렌드가 고니켈계로 변했다”며 “전기차용 양극재 수요의 증가로 인해 향후 삼원계 양극재가 수요가 증가된다”고 말했다. 중국이 발빠르게 고니켈계 리튬이온전지로 방향을 선회했지만 성능이 아직 한국의 고니켈계 전지의 절반 수준이다.

전지업계는 “아직 중국의 고니켈 삼원계 전지 기술은 한국보다 한참 아래로 60% 이하”라고 밝혔다. 실제로 고 연구위원은 고니켈의 정의를 양극재 금속 비율 중 니켈의 함량이 50% 이상이라고 지칭했다. 한국 전지업계에선 니켈 함량 60%가 ‘고니켈’의 기준이다.

이러한 사실은 중국이 사드 정국 해빙 이후에도 전지 시장만큼은 쇄국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결정적인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이와 달리 한국인 NCM811 고니켈 리튬이온전지를 상용화한 것은 물론 차세대 전지에도 장착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한국은 NCM811 리튬이온전지 외에 NCM811 양극재를 적용한 차세대전지인 리튬공기이온전지의 시제품이 생산됐고 올해말 정부주도로 개발 중인 무인이동체(드론)에 장착될 예정이다.

조원일 책임연구원과 김문석 전문연구원이 주도하는 KIST 연구팀이 24일 선보인 NCM811 리튬이온전지 시제품이 좋은 예이다.

이 전지는 NCM811 양극재와 카보네이트계 전해질, 리튬금속 음극재를 쓰고 있다. 리튬금속이온전지가 시제품으로 모습을 드러낸 첫 번째 예이기도 하지만 NCM811 고니켈 양극재를 리튬금속이온전지라는 차세대 전지에 탑재한 첫 번째 사례이기도 하다.

NCM811 양극재를 적용한 리튬금속이온전지 시제품을 선보인 조원일 KIST 책임연구원과 김문석 전문연구원. 사진=안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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