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판매목표 825만대…사상 최대 목표 내세워

신차 출시 및 글로벌 생산체계 강화 통해 목표달성

[데일리한국 이선아 기자] 현대차는 지난해 유독 기를 펴지 못했다. 국내 5개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게 내수 판매가 감소하는 등 '맏형' 다운 면모를 찾기 어려웠다.

역대 최장 규모의 파업에 소비 부진의 영향 등으로 판매가 감소했다고 하지만 르노삼성, 한국지엠, 쌍용차 등이 내수시장에서 최대 실적을 내며 '언더 독(Under dog)'의 반란을 보여준 것과 대조적이다.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0.3%포인트 하향 조정하는 등 앞으로도 불안정한 대내외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현대차는 신차 효과 등으로 반등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내수시장에서 현대차는 65만8642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판매량이 7.8% 감소했다. 기아차는 전년 대비 1.4% 증가한 53만5000대, 한국지엠은 전년보다 13.8% 증가한 18만275대를 판매했다.

르노삼성은 11만1101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38.8% 올랐고, 쌍용차는 쌍용차 10만3554대를 판매해 전년보다 7.7% 판매량이 늘었다.

그럼에도 현대차그룹은 올해 판매 목표를 전년보다 12만대 늘어난 825만대로 잡았다. 지난해 국내외 시장에서 788만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는데, 보다 공격적으로 사상 최대 판매 목표를 내세운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처음으로 판매목표를 전년보다 7만대 줄어든 813만대로 낮춰 잡았다. 그러나 목표 달성은커녕 3년 만에 처음으로 판매량이 800만대 아래로 떨어졌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와 글로벌 생산 체계 강화 등으로 판매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시 SUV 등 신차 효과로 반등을 노리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상반기 중 각각 소형 SUV 신차 개발을 끝내고 국내와 유럽 등에 내놓을 예정다. 중국, 인도, 러시아 등 신흥시장에서는 크레타, ix25, KX3 등 기존 소형 SUV를, 선진시장에서는 신형 차종으로 소형 SUV 수요를 모으겠다는 구상이다.

친환경차 및 고급차 시장 공략도 가속화한다. 아이오닉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출시,하이브리드, 전기차와 함께 아이오닉 라인업을 완성하고, 그랜저 하이브리드, 니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차종을 다양화한다. 이와 함께 제네시스 G70을 통해 라인업을 확대하고 기아차 스팅어 등을 출시해 고급차 부문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에는 G80 상품성 개선모델을 투입해 프리미엄 브랜드 기반을 확고히 다진다는 구상을 내세웠다. 지역별 전략 차종을 활용한 판매 확대도 계속 추진한다. 중국에 현대차 신형 위에둥과 가격 경쟁력을 높인 준중형 SUV를 내놓고, 기아차 중국형 쏘렌토도 출시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전망을 그리 밝게만 보지 않는다.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미국·유럽 정체, 중국 둔화 등으로 작년 대비 1.8%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전망이 어둡다.

일각에선 현대차그룹이 2년 연속 연간 판매 목표 미달성에 이어 올해도 실패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과 미국의 성장이 올해 정체될 것으로 보인다"며 "목표를 너무 높게 세운 게 아니냐는 의견이 많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올해 과장급 이상 간부 지원의 임금을 동결하기로 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처음이다. 현대차그룹 내 다른 계열사도 비슷한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자동차 업계 전망이 밝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임직원이 심기일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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