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화업, 자연 사물의 본질 '결' 작품화

국내 큰 반향…미·일·프 3국 전시 예정

무제, 130x162(세로×가로). Mixed media on Canvas. 2018.
[데일리한국 강영임 기자] 화운당 박종용 화백의 60년 화업이 결실을 이루며 뒤늦게 만개하고 있다. 국내와 미국, 프랑스, 일본 등에서 박 화백의 전시도 예정되고 있다.

박종용 화백의 작품세계는 본령이 포스트모더니즘적 추상미술이지만 종래 국내외의 그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라 더욱 주목받고 있다.

미술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그림이나 조각으로 생생하게 재현하는 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박종용 화백도 반세기 가량 현실을 리얼하게 재현해왔다.

무제, 90.9x72.7(세로×가로). Mixed media on Canvas. 2018.(왼쪽) 무제, 90.9x72.7(세로×가로). Mixed media on Canvas. 2018.
그러다 박 화백은 미술의 본질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해, 자연과 우주의 본질에 대해 표현하고자 갈구해왔다. 이윽고 2005년 무렵부터 추상작업을 통해 본질에 대한 탐구에 몰두했다.

그가 찾아낸 자연의 본질적 표현은 세상 만물이 지닌 ‘결’의 표현이었다. 결은 세상 만물이 태어나 오랜 시간, 다양한 환경에 적응하며 만들어진 결과다. 때문에 결은 단순한 외면의 패턴을 넘어 그 물체의 역사 자체라는 해석이다.

박 화백은 ‘결’이라는 조형적 언어로서 자연?우주(코스모스)의 본질을 표현하고자 한다. 2019년 초, 박 화백은 예술의전당과 춘천 KBS에서 최근 15년 간에 걸친 지난한 화업의 결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무제, 130x160(세로×가로). Mixed media on Canvas. 2018.(왼쪽) 무제. 162.2×130.3(세로×가로). Mixed media on Canvas. 2018.
박준아 평론가는 "박종용 화백의 작품이 1910년대 초 짧게 등장했지만 현대미술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카지미르 말레비치의 절대주의 회화와 맞닿아 있다"고 평한다.

박 평론가는 “재료와 형상들이 작가의 세계관과 함께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생명력을 갖는데 이것이 말레비치의 ‘절대주의적 회화’와 박종용 화백의 ‘결’ 시리즈가 갖는 가장 큰 차이점”이라며 “말레비치가 ‘정신(이성)’만을 담은 단편적이고도 차가운 0도의 세계 안의 ‘어떤 것’을 창조해냈다면, 같은 ‘무채색의 세상’이지만 박 화백의 작품 안에선 따뜻함과 생명의 박동을 느낄 수 있다”고 평한다.

박종용 화백은 사물의 본질로 상징되는 미세한 ‘결’을, 있는 듯 없는 듯, 드러날 듯 드러나지 않게 표현해 그 각별한 본질을 특별하게 드러낸다. 또한 반세기 동안의 치열한 화업의 도정에서 우리 미술, 동양 미술의 전통을 철저히 체화시켰기에 그 정신은 자연스럽게 작품에 스며들어 있다.

최효준 전 관장은 박 화백의 추상미술을 높이 평가하면서 “보이지는 않지만 엄연히 내재하는 결의 존재, 그 비가시적인 질서를 이제 어떻게 ‘보이지 않게’ ‘드러내어’ 표현할 것인가 하는 것이 화두(話頭)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종용 화백
박우찬 평론가는 그런 박 화백의 작업에 대해 “단순한 예술 활동을 넘어 묵언(默言)의 수행이자 노동의 기록”이라고 평한다.

박 화백의 작품과 예술세계를 눈여겨 본 미국의 유명 화랑은 올해 2월 그를 초청해 불화 제작을 시현케 해보고 전시를 약속했다.

뉴욕의 세계적 화랑의 책임자는 박 대표의 역량과 작품세계를 평가하고 내년 전시를 확정하면서 다른 유명 갤러리 관계자들과 평론가, 미술인들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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