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보고서 유출…허위감정 유도" 주장

고(故) 천경자 화백의 유족이 '미인도'를 진품이라고 결론 내린 검사와 수사관을 처벌해달라며 대검찰청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천 화백의 차녀 김정희(63)씨의 대리인인 배금자 변호사는 14일 "'미인도 사건' 수사 검사와 수사관 6명의 직권남용과 비위 사실을 조사해 처벌과 징계를 해달라고 대검에 진정서를 우편으로 제출했다"고 밝혔다.

김씨 측은 진정서에서 "검찰은 미인도가 가짜라는 프랑스 뤼미에르 과학감정팀의 최종보고서를 수사대상인 현대미술관 측에 유출하고, 뤼미에르 측에 보고서를 유족 측에 제공하지 말고 언론에도 알리지 말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또 "검사와 수사관이 감정인들에게 '천 화백의 둘째 딸이 미인도가 진품이라고 시인했다'거나 '이거 그냥 진품이라고 보면 어때요'라며 허위사실을 고지해 허위감정을 유도했다"고도 했다.

미인도의 금분 사용 여부와 화판과 액자에 대해 수사를 하지 않아 부실수사를 초래했다고도 지적했다.

김 씨는 지난해 4월 '미인도가 가짜인데 진품이라고 허위사실을 퍼뜨렸다'며 바르토메우 마리 국립현대미술관장 등 6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서울중앙지검은 그해 12월 미인도가 진품이라고 결론 내리면서 관장을 비롯한 관련자 5명을 무혐의 처분하고 미술관 전 학예실장 정모씨만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유족은 서울고검에 항고했지만 기각됐고 불기소가 정당한지 가려달라며 법원에 낸 재정신청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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