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봉구 도봉서원 터에서 고려시대 각종 불교의식이나 공양에 사용한 금강령·금강저·향로·발우 등 77점에 달하는 국보 혹은 보물급 유물이 쏟아졌다. 문화재청과 발굴조사단인 서울문화유산연구원(원장 김일규)은 지난 2012년 도봉서원터 발굴조사 결과 수습한 이들 불교용구 관련 유물 일체를 21일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 공개했다. 도봉서원은 조선시대 대표적인 유학자 조광조와 송시열 등이 거쳐갔다.

수습한 유물은 불교 중 밀교 의식에서 중요한 법구들인 금동제 금강저(金剛杵)와 금강령(金剛鈴)을 비롯해 청동제 뚜껑항아리(有蓋壺)와 뚜껑합(有蓋盒), 현향로(懸香爐)와 부형대향로(釜形大香爐. 솥모양 향로), 수각향로(獸脚香爐. 짐승 다리 모양 받침대를 갖춘 향로) 등의 다양한 향로다. 또 세숫대야 형식인 청동유물인 세(洗), 향 피우는 그릇인 향완, 굽달린 사발 모양 그릇인 대부완, 발우(鉢盂), 대접, 숟가락도 발견됐다.

연구원은 서울특별시기념물 28호인 '도봉서원과 각석군(刻石群)' 복원정비 계획에 따라 2012년 5~9월 발굴조사를 벌인 결과 도봉서원이 조선 초기까지 존재한 사실이 확인되는 영국사(寧國寺)라는 사찰터에 건립된 사실을 확인했다. 조사단은 도봉서원 터 중심을 이루는 제5호 건물터가 원래는 영국사라는 사찰의 중심 건축물인 금당 혹은 대웅전을 그대로 활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이 건물터 아래에서는 영국사를 세울 당시에 부처를 공양하고자 묻은 것으로 보이는 불교 용구를 넣은 청동솥이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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