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홍정표 기자]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서 하루에만 가져온 1만5000여벌의 옷들이 '세탁특공대 스마트팩토리'서 분류·세탁·건조돼 48시간 이내 집으로 배송됩니다."

지난 25일 오후 2시에 찾은 경기도 양주시 세탁특공대 스마트팩토리 주차장에는 세탁물을 운반한 수십대 화물차량들로 빼곡했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이시범 리더는 180여명의 직원들이 근무하며, 하루에만 1만5000여벌의 옷 등을 세탁한다고 설명했다.

세탁특공대 양주 공장 전경. 사진=홍정표 기자
세탁특공대 양주 공장 전경. 사진=홍정표 기자

세탁특공대는 워시스왓에서 운영하는 비대면 세탁 서비스 앱이다. 2015년 부부창업가인 남궁진아·예상욱 공동대표가 앱을 처음으로 내놓으며 사업을 시작했다.

세탁특공대는 사업 초기에는 세탁물을 수거해 인근 세탁소에 맡기고 다시 배송해주는 사업 모델로 출발했다. 하지만 검증된 세탁소를 찾기가 쉽지 않아 세탁 품질이 일정하지 않고 세탁 품질 관리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두 공동대표는 세탁 전 과정을 직접 운영하는 세탁 공장을 설립하기로 하고, 200억원의 투자를 받아 2020년 서울 금천구에 자체 세탁공장 세우고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오픈했다.

같은해에 코로나19가 터지면서 비대면 세탁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세탁특공대는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세탁 수요 증가에 따라 지난해 6월에는 양주 공장을 추가로 오픈했다. 세탁특공대의 두 번째 공장이자 AI를 활용한 첫 번째 스마트팩토리로, 자동화 공정을 통해 전체 세탁 시간을 30% 이상 단축했다.

세탁특공대 케어라벨 분류 시스템. 사진=세탁특공대 제공
세탁특공대 케어라벨 분류 시스템. 사진=세탁특공대 제공

세탁특공대 앱을 통해서 세탁물 수거를 신청하고 현관문 앞에 세탁물을 내놓으면 밤 사이 배송 기사들이 옷을 수거해 다시 고객의 집 앞으로 배송해준다. 이 과정은 48시간 이내에 끝난다.

밤 사이 기사들이 수거한 세탁물들은 12시간 내에 세탁특공대 금천 공장과 양주 공장으로 옮겨져, 36시간 이내에 분류·세탁·건조 과정 등을 마쳐 다시 고객에게 배송된다.

양주 공장에 세탁물이 입고되면 가장 먼저 이뤄지는 작업은 세탁 가방에 담긴 옷들을 꺼내 개별 옷에 고객 정보를 담은 태그를 붙이는 것이다. 이후 옷에 부착된 케어라벨을 자동으로 인식하는 단계를 통해 세탁물이 어떤 세탁법으로 세탁해야 하는지를 분류한다.

46만개 케어라벨 데이터를 학습한 인공지능(AI)는 99.8%의 정확도를 보이고 있으며, 현재는 의류의 컬러와 형태(상하의) 구분도 가능하다. 그래서 케어라벨이 거의 보이지 않거나 제조사의 실수로 잘못 기재된 경우에도 AI 자동화 시스템은 의류에 맞는 올바른 세탁 방법을 제안할 수 있다.

이 리더는 “케어라벨 인식과 분류를 자동화하는 AI 시스템 개발과 연구에만 약 7억원을, 구축과 설치에 9억3000만원을 투자했다”며 “그렇게 사람이 아니라 인공지능(AI)이 세탁물을 세탁법에 맞게 분류하기까지 약 1년의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케어라벨 인식 단계까지 마친 이후, 마지막으로 옷의 손상 정도를 파악해 별도의 수선이 필요하다 판단되면 수선 공정을 진행한다. 만약 이 단계에서 이상이 없으면 트레이에 담겨 세탁 과정으로 전송된다.

세탁공정은 옷의 종류, 색상, 재질 등에 따라 세분화된 세탁법을 적용한다. 현재는 일반 물세탁과 드라이클리닝, 손세탁의 3가지 방식으로 세탁을 진행 중이며, 추후 스타일러 방식을 활용한 스팀 세탁도 준비하고 있다. 손세탁의 경우 10년 이상의 경력을 갖춘 세탁 기술자가 책임지고 있다.

사진=홍정표 기자
사진=홍정표 기자

양주공장은 다양한 최신 설비를 활용해 세탁 전 과정을 자동화하고 있다. 양주공장에서 가장 비싼 설비는 이탈리아에서 온 ‘메탈프로게티(MPT)’라고 불리는 머신으로, 총 11억원 가량이 투자됐다. 이 머신은 세탁물의 바코드만 스캔하면 한 고객의 세탁물을 자동으로 모아 합포장해주는 분류 시스템이다.

다림 과정이 까다로운 셔츠 제품을 한번에 4개씩 다림질 할 수 있는 이탈리아 MACPI사의 셔츠 프레스 머신은 국내에 단 한 대 뿐이다. 이 역시 양주공장에 설치돼있다.

이밖에 마네킹형 다림판에 의류를 입히면 스팀이 나오며 주름을 펴주는 ‘멀티형 폼피니셔’, 짧은 터널을 이동하며 스팀 방식으로 다림질해주는 ‘터널 피니셔’, 침구류를 말아서 포장해주는 ‘베딩 폴딩 머신’ 등 다양한 설비가 도입돼 세탁 과정을 자동화하고 있다.

셔츠 프레스 머신. 사진=홍정표 기자
셔츠 프레스 머신. 사진=홍정표 기자

세탁특공대 관계자는 “현재 여러 설비들이 도입돼 세탁 공정을 자동화하고 있지만 아직 원하는 수준의 자동화가 이뤄지지는 않았다”며 “고객들이 만족할 수 있는 최상의 세탁 품질을 달성하기 위해 연구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세탁특공대는 금천 1공장과 양주 2공장을 통해 하루 3만여벌의 세탁물을 세탁하고 있다. 세탁특공대는 양주 2공장을 증축해 하루 수용량을 4만5000벌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또한 파주에 3공장 역시 준비하고 있다.

이에 맞춰 세탁특공대 서비스도 현재 서울 전역과 인천·경기 일부 지역에서 내년 말 까지 5대 광역시로 서비스 지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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