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홍정표 기자] 컬리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신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컬리의 대명사이던 100% 직매입 구조에서 일부 제품군 대상 판매 중개 서비스를 선보이고, 해외 진출도 본격화한다. 오프라인에서도 프랜드 체험공간을 마련해 PB(자체 브랜드) 상품 등을 알린다는 계획이다.

사진=컬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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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이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는 내달부터 마켓플레이스 서비스(통신판매중개서비스)를 시작한다.

컬리가 중개 판매 서비스를 개시하는 분야는 가전제품과 레져 티켓 등을 포함한 ‘라이프스타일’ 분야다. 

중개 판매는 부피가 큰 가전제품을 직매입해 물류창고에 쌓아두는 게 아니라 판매자가 직접 소비자에게 배송하는 방식이다. 컬리는 이번 서비스 개시를 통해 물류창고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

컬리 관계자는 “가전 분야와 전시회·축제 티켓 등 일부 분야에 대해 판매자 검증을 거친 마켓플레이스 서비스를 시행하게 됐다”며 “식료품 분야에 대해서는 현재까지는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컬리가 중개 판매 서비스를 내놓은 것은 IPO를 앞두고 수익성 및 사업 확장성을 증명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컬리는 지난 3월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예비심사를 청구하고, 이달 초 상장공시위원회에 재무적투자자(FI)의 지분 의무보유확약서를 제출했다. 

한국거래소는 이달 중 상공위를 개최하고 컬리의 상장예비 심사 통과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투자시장 한파로 인해 지난해 약 4조원의 기업가치를 점쳤던 몸값도 현재는 반값인 2조원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컬리에 앞서 유니콘 기업 1호로 상장을 추진한 쏘카는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경쟁률이 고작 56.07%에 그쳤다.

공모가도 당초 희망공모가로 제시됐던 수준보다 낮은 2만8000원으로 확정하면서 상장을 강행했지만, 청약 성적이 저조하게 나타나면서, 상장 흥행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게다가 상장 직전인 올 2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한 쏘카와 달리 컬리는 기업 규모와 함께 지속해서 커지는 적자폭도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상황이 더 열악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컬리의 매출은 2017년 466억원에서 지난해 1조5614억원 수준까지 늘었지만, 적자폭 역시 124억원에서 2177억원으로 급증했다.

컬리의 적자폭이 확대되는 이유 중 하나는 지금껏 고집해온 100% 직매입 구조다. 컬리가 물류창고를 활용해 상품의 품질을 검증하면서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겠다는 취지였지만, 이로 인해 물류창고 시설 투자 비용 등이 증가했다.

컬리가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중개 판매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이러한 물류창고 및 재고관리 부담을 줄여 수익성을 제고하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보인다.

사진=컬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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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는 중개 판매 서비스 외에도 IPO를 앞두고 다양한 신사업을 선보이고 있다. 

먼저 해외 진출을 본격화한다. 컬리는 지난 11일 싱가포르 식품 이커머스 플랫폼 레드마트에 브랜드관을 오픈했다. 

레드마트는 2011년 설립된 중국 알리바바 그룹 산하 이커머스 기업 라자다의 계열사로, 싱가포르의 온라인 식품 분야에서 1위 플랫폼이다. 컬리는 브랜드관에서 칼국수, 만두, 떡볶이 등 냉동 간편식 44개를 판매한다. 

컬리는 향후 수출 물량과 상품 수를 확대할 예정이다. 자체 브랜드(PB) 컬리온리 상품을 중심으로 식품과 생활용품 수출도 검토 중이다.

오프라인 사업도 전개한다. 컬리는 내달 중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오프컬리’를 오픈한다. 오프컬리는 브랜드 체험공간 개념의 매장으로 마켓컬리의 PB 브랜드 ‘컬리스’를 비롯해 여러 PB 상품이 소개될 예정이다.

컬리 관계자는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해외 시장도 적극적으로 개척할 계획”이며 “오프라인 매장은 상업적인 형태보다는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기 위한 브랜드 체험 공간으로 운영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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