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당 서울시장 후보...지난해 이어 두번째 도전
"거대 양당, 불평등 심화·코로나19 해결책 제시 못해"
"윤석열·오세훈 콜라보…복지 굉장히 많이 줄어들 듯"
"송영길? 본인이 기득권인지도 모르는 '낡은 정치인'"

6.1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신지혜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6.1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신지혜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신지혜 기본소득당 서울시장 후보는 "사회적 부를 과감하게 재분배해 소득 보장 정책의 기본이 되게 해야 한다"며 "기본소득은 우리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제시하는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신 후보는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기본소득당사에서 진행된 데일리한국과의 인터뷰에서 서울시장 출마의 변을 묻는 말에 "그동안 불평등 심화와 코로나19로 인한 재난 등 한국 사회에 변화가 절실한 상황임에도 거대 양당은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다”며 이같이 답했다. 

신 후보의 서울시장 출마는 지난해 보궐선거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그는 지난 선거에서 기본소득을 알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선거에서는 지방정부 차원에서도 기본소득이 실현 가능하다는 것을 밝히는 데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그리는 서울은 '평등' 그 자체인 곳이다. 이를 위해 신 후보는 △부동산 불평등 해소 △서울 기본소득 실시 △소수자 기본권 향상 등을 내걸고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대중적 인지도가 낮은 것이 한계로 지적되지만 그는 "거대 양당을 몰아낼 힘을 키우는 데 힘쓰겠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포함한 온라인에서 유권자들이 나와 기본소득당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 후보는 “장애가 있다고, 가난하다고 해서 부당한 대우를 받아선 안 된다”며 “타인의 고통에 대해 공감하고, 불의에 화낼 줄 알며, 진심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정치인이 되겠다”고 밝혔다. 

6.1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신지혜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6.1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신지혜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다음은 신 후보와 일문일답.

▶ 지난해 재보궐선거에 이어 두 번째 도전이다. 또 다시 서울시장에 출마한 이유는 무엇인가?

“지난해 4·7 보궐선거는 성폭력에 대한 정치권의 입장은 무엇인지, 코로나와 같은 위급한 재난 상황이 닥쳤을 때 국민의 소득은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에 대한 비전을 밝혀야 했던 선거였다. '대선의 전초전'으로 여겨졌던 만큼, 당에서 큰 역할(대표)을 하는 인물이 나섰으면 좋겠다는 당원들의 바람에 따라 출마했었다. 기본소득당에는 총선 이후 처음으로 마주했던 큰 선거였기 때문에 '기본 소득을 잘 알려보자'는 마음으로 선거를 치렀다. 

이번에는 지방정부 차원에서도 기본소득이 가능하다고 밝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정치인은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피해는 시민의 삶으로 돌아온다. 국민의힘 후보로 나올 오세훈 시장은 서울을 공사판으로 보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은 1980년대로 돌아간 듯 민주 대 반민주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청년 세대는 대한민국의 변화를 바라고 있다고 생각한다. 20대 이하 청년과 여성들이 지난 보궐선거에 이어 이번 대선에서도 거대 양당이 아닌 제3의 후보에게 표를 던졌던 것이 그 근거다. 이들이 바라는 변화를 만들어보고자 서울시장에 출마하게 됐다.”

▶그렇다면 후보의 비전은 무엇이고, 이를 서울시에 어떻게 적용할 계획인가?

“당의 가장 큰 비전은 기본소득이다. 기본소득 시행 시 대한민국은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되리라 생각한다. 단순히 국민에게 몇 만원의 돈을 준다는 개념이 아니다. 사회적 부를 과감하게 재분배해 소득 보장 정책의 기본이 되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기본소득당은 불평등을 없애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고려하고 있다. 성 평등이 일상에 녹아들 수 있도록 한 로드맵, 평등한 공존을 위해 서울의 에너지 자립도를 높일 방안 등이다. 육류 소비를 줄이기 위한 정책도 준비하고 있다. 기후 위기를 논하는 데 있어 탄소 배출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 축산업을 빼놓는다면 이율배반적이기 때문이다. 육류 소비를 줄이고 채식이 기본 식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개인을 넘어 국가 차원으로 장려해야 육류를 기반을 둔 산업에도 변화가 생길 것 같다.”

▶ 이러한 계획은 출마 선언 시 밝힌 ‘평등 서울’을 위한 것인가?

“그렇다. 윤석열 정부와 오세훈 시장이 콜라보레이션을 하면 복지가 굉장히 많이 줄어들 것이라는 공포가 있다. 오 시장이 하려는 ‘안심소득’과 같은 것이다. 이 사업에 선정되면 기존에 정부에서 제공하던 현금 복지를 받을 수 없게 된다. 안심소득이 보편화할수록 복지가 통폐합되는 것이다. 소득 보장뿐만 아니라 복지도 튼튼해져 평등 사회를 그려나가야 하는데, 다소 우려스럽다. 

▶ 기본소득당에서 성 평등을 이야기하는 데 있어 괴리감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기본소득을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따라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 것 같다. 우리 사회의 불평등을 없애기 위해 이 당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를 없애는 데 있어 기본소득이 없어선 안 된다는 사람들이 모였다. 성평등이라는 것이 ‘성폭력 없는 세상’만을 의미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성 평등은 소득 보장 정책이 충분하게 마련됐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성별과 임금 격차, 독박 육아에 대한 부분 등이다. 성 평등의 질을 높이기 위해선 기본소득이 필요하다. 또 기후위기와 탄소배출량 감축, 부동산과 소득 불평등을 해소하는 데도 기본소득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당을 만들었고 선거에 출마해 국민께 이를 알리고 있다."

6.1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신지혜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6.1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신지혜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 지난 대선에서 젠더 갈등이 폭발한 이유가 무엇이라 보는가. 

“정치권은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사회로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데, 싸움 붙이기에 바빴다. 갈등을 부추겼고, 이를 통해 득표를 하려 했다. '공정'이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을 줄 세우고, 다르게 대우하는 것이 평등한 것이라는 환상을 갖게 하는 일을 깰 수 있도록 열심히 싸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 지난해 서울시장에 출마했을 당시 득표율은 0.48%였다. 원내 정당임에도 허경영 국가혁명당(1.07%), 김진아 여성의당(0.68%) 후보에 밀렸다. 득표율을 끌어올릴 계획이 있나?  

“지난 서울시장 선거는 거대 양당 후보가 (민심의) 97%를 가져갔고, 나머지 후보들이 이를 어떻게 나누는지에 대한 싸움이었다. 또 허경영 후보의 인지도는 신생정당 입장에서 밀릴 수밖에 없었다. TV토론에 나가는 것이 인지도 상승에 도움이 되겠지만,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포함한 온라인에서 어떻게 하면 화제가 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특히 청년 세대는 SNS에 굉장히 친화적이기 때문에 거대 양당 후보가 아닌 새로운 정치인에게 관심을 두고 표를 주고 싶어 한다. 이들과 온라인이라는 공간을 통해 만나보려는 시도를 기획하고 있다. 언제나 목표는 3등이다. 우선 거대 양당을 몰아낼 힘부터 키워야 하기 때문이다.”

▶ 후보는 어떤 정치인이며, 어떤 사회를 그리고 있는가?

“정치라는 것은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지금의 정치는 여론조사에 많이 휘둘린다. 미래보다는 그때그때 여론조사에 따라 움직인다. 비전도 없다. 거대 양당이 정권을 주고받아왔기 때문에 비전 경쟁이 사라진 느낌이다.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 끝없이 논의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와 우리 기본소득당은 기본소득이 그 방향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그리고 나는 타인의 고통에 대해 공감하고, 진심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 발달장애인과 만남, 판자촌에서의 자원봉사활동을 통해 정치를 하게 됐다. 장애가 있다고, 가난하다고 해서 부당한 대우를 받아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들이 우리 사회에서 너무나 큰 차별을 받고 있고 이를 바꿀 수 있는 것은 정치뿐이라는 생각을 했다. 공감하면서도 불의에 화낼 줄 아는 그런 정치인이 되고자 한다.“

▶ 여론조사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이야기인가?

“여론조사 결과를 불신하는 게 아니다. 일희일비하게 된다. 예를 들면 기본소득당의 지지율이 0.5%로 시작해 1%대에 진입했을 때의 기쁨도 느꼈다. 국민의 지지가 어디까지 왔는지를 확인하는 지표로서는 좋지만, 이를 근거로 정치권이 일관된 비전 없이 이리 갔다가 저리 갔다 하는 태도는 옳지 않은 것 같다.”

▶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민주당이 아니면 독재와 다름없는 반민주라며 양자택일을 강요한 낡은 정치를 해왔다. 민주당의 대표였지만,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했고 이번 대선에서도 단순히 ‘국민의힘 정부는 안 돼’라고만 주장했다. 청년세대가 가진 박탈감에 대해 알고 있느냐는 생각을 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부동산 정책에 대한 그의 태도다. 민주당 대표로 있을 당시 누구나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고 했고, 그 결과 부동산 시장은 더 널뛰었다. 비전도 없고, 부동산정책에 있어서는 국민의힘 뒤꽁무니만 쫓고 있다. 본인이 기득권인지도 모르는 너무나도 낡은 정치인이다.” 

6.1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신지혜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6.1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신지혜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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