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강영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별세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미 연방대법관의 후임에 에이미 코니 배럿 제7연방 고법 판사를 지명을 강행했다.

공화당은 상원 인준 절차를 오는 11월 대선 이전에 마치겠다는 목표지만 민주당이 배럿 지명에 반대하며 대선 이후로 인준 절차를 미룰 것을 요구해 여야 간 갈등이 예상된다.

배럿 인준 문제는 11월 3일 대선 정국과 맞물려 선거전 표심에도 영향을 미칠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배럿 판사와 가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어 배럿을 대법관으로 지명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배럿에 대해 "비할 데 없는 업적과 우뚝 솟은 지성, 훌륭한 자격, 헌법에 대한 충성심을 지닌 여성"이라고 극찬했다.

배럿은 "나는 미국을 사랑하고 미국의 헌법을 사랑한다"며 대법관 지명을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럿은 상원 인사청문회 등 인준 절차를 거쳐야 대법관에 임명될 수 있다.

민주당은 그동안 11월 대선에서 승리한 대통령이 긴즈버그의 후임 대법관을 지명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결국 관철되지 못했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배럿 지명을 강행하자 반대 의사를 밝히고 대선 이후 인준 절차를 진행할 것을 요구했다.

대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하거나 상원 선거에서 다수당을 차지할 경우 배럿 인준을 저지하고 새 대법관을 지명하겠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조 바이든 대선후보는 "상원은 미국 국민이 다음 대통령과 의회를 선택할 때까지 이 공석에 대해 행동하면 안 된다"고 촉구했고,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나는 이번 지명을 강력히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대선 전에 속전속결로 인준안을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빠른 인준", "신속한 인준"이라는 말을 사용하며 "의원과 언론이 신상과 당파적 공격을 자제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고,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앞으로 몇 주 내에 인준 표결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48세의 배럿 판사는 고 안토닌 스캘리아 대법관의 서기 출신으로, 모교인 노터데임대에서 교수를 역임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배럿은 보수 성향이며,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브랫 캐버노 판사를 연방대법관 후보로 지명할 때 마지막까지 후보군에 있었던 인물로 알려졌다.

배럿 판사가 대법관에 취임하면 역대 5번째 여성 대법관이자 1991년 43세의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 이래 두 번째로 젊은 대법관이 탄생하는 것이 된다.

'진보의 아이콘'으로 불린 긴즈버그 대법관 후임에 보수 성향인 배럿 판사가 임명될 경우 연방대법관의 이념적 분포는 보수 6명, 진보 3명의 보수 절대우위로 바뀐다.

낙태, 총기규제, 의료보험 등 주요 사안에서 보수적 성향의 판결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고 외신은 분석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