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성 대변인 “대화상대방에 대한 모독·배신…美, 대북 적대시 정책 변함없어”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 등 북한 대표단이 지난달 5일(현지시간) 스웨덴 주재 북한대사관을 나서 인근 북미 실무협상장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강영임 기자] 최근 미국 국무부에서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차 명시한 ‘테러 보고서’를 발표하자, 북한은 “조미(북미) 대화의 창구가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질의·답변에서 미 국무부가 지난 1일 발표한 ‘2018년 국가별 테러 보고서’를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조미대화가 교착상태에 놓인 지금과 같은 민감한 시기에 미국이 '테러지원국' 감투를 계속 씌워보려고 집요하게 책동하고 있는 것”이라며 “대화상대방인 우리에 대한 모독이고 배신”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우리에 대한 체질적인 거부감에 사로잡혀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변함없이 추구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금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라며 “온갖 허위와 날조로 일관된 ‘테러보고서’를 우리에 대한 엄중한 정치적 도발로 단죄하며 전면 배격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테러지원국은 ‘테러 행위에 가담했거나, 이를 지원하고 방조한 혐의가 있는 등 미국의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는 국가’를 의미한다. 미국은 현재 이란과 북한, 수단, 시리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고 있다.

앞서 미 국무부는 지난 1987년 대한항공 여객기 폭파 사건에 연루됐다는 이유로 이듬해인 1988년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했다.

2008년 ‘부시 행정부’는 영변 핵시설 냉각탑 폭파 등 북미 대화 분위기 속에서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을 해제했으나,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 형인 김정남이 말레이시아에서 맹독성 신경작용제에 의해 피살되자, 다시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됐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