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화면에 손짓 써가며 친절히 설명…'보고 듣는 재미' 더해
[데일리한국 정하영 기자]
북한 TV의 기상캐스터가 확 달라졌다. 몸짓 손짓 제스처에 그래픽 터치까지...
연합뉴스에 따르면 조선중앙TV는 27일부터 정규방송 일기예보 코너의 전달 방식을 바꾼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기상캐스터는 기존과 동일인물이지만, 카메라 앞에 앉아 일기예보 내용을 읽기만 하는 종전 방식을 탈피해 일어서서 전달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는 얘기다. 마치 남한의 일기예보를 연상케 한다.
기상캐스터는 대형 스크린 화면 앞에서 그래픽에 손짓을 써가며 친절히 설명하고, 시청자들을 위해 전달 속도를 늦추거나 강조하며 '보고 듣는 재미'를 더하는 등 종전 방식에 상당한 수정을 가한 것으로 관측된다.
기상캐스터는 중간에 그래픽이 다른 화면으로 전환될 때 터치스크린처럼 화면을 눌러 보이기도 했지만 실제 터치스크린 방식인지는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
4분에 달하는 일기예보 방송 내내 단조로운 그래픽 화면이 브라운관을 꽉 채웠던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진 진행이어서 그 이유에 관심이 모아지기도 한다.
아울러 이날 방송에서는 기상캐스터가 그래픽 전환과 타이밍이 맞지 않는 듯 같은 문구를 반복해 말하기도 했다. '한 치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았던 과거에 비해 한층 유연해진 것으로 보인다.
중앙TV가 중요 뉴스를 전할 때 아직은 한복 차림의 여성 진행자가 기사를 낭독하는 전통적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보도를 제외한 일반 프로그램에서 새로운 연출을 잇따라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방송 도중 진행자가 '속보'가 도착했다며 A4용지를 들고 스튜디오로 달려 들어오는 장면을 보여주기도 했고, 스튜디오 밖과 부조정실을 처음 공개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모두 사전에 연출된 행동으로 보이지만, 경직되고 정적인 화면만 고집했던 북한의 방송 특성을 고려하면 새로운 변화를 꾀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