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C 보도…"FBI와 CIA 모두 관련 질의에 대한 답변 거부했다"

'자유조선' 명의로 지난달 20일 유튜브에 업로드된 영상의 일부. 이 영상에는 모자이크 처리된 한 남성이 사무실(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으로 추정)로 보이는 곳의 벽에 걸린 김일성·김정일 초상화 액자를 떼어 바닥에 내던지는 장면이 주를 이루고 있다. 사진=유튜브
[데일리한국 최승훈 기자] '미국 중앙정보국(CIA) 배후설'이 제기된 한 반북단체가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에 침입해 탈취한 종이서류를 미 연방수사국(FBI)과 공유했다고 NBC방송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사안을 잘 안다는 미국의 법 집행기관 소식통이 FBI의 정보 입수를 확인해줬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또한 전직 정보 당국자는 북한이 전자기기보다는 구식 소통방식을 주로 이용하는 점으로 미뤄볼 때 탈취된 종이서류 내 정보가 큰 가치를 지니고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달 22일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에 괴한들이 침입해 공관 직원들을 결박하고 종이서류·컴퓨터·휴대전화 등을 강탈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CIA 배후설이 제기됐다.

스페인 고등법원은 동월 26일 해당 사건에 대한 수사 정보가 담긴 문건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당시 북한대사관에 침입한 이들은 모두 10명으로, 한국과 미국, 멕시코 국적자가 포함됐다.

또한 이들 중 1명은 사건 발생 며칠 후 FBI와 접촉했다.

이날 '자유조선'이라는 단체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일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면서 "FBI와 상호 비밀유지에 합의하고 막대한 잠재적 가치가 있는 특정 정보를 공유했다"고 공개했다.

다음 날 미 국무부는 정례 브리핑에서 "미 정부는 이 사건과 무관하다"고 관련설을 부인했다.

NBC는 FBI와 CIA 모두 관련 질의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31일,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이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문답을 하는 형식으로 'FBI 연루설'을 거론하며 '엄중한 테러행위'라고 지적했다.

다만 북한은 기자와의 문답이라는 낮은 수위의 형식을 택해 미국을 자극하지 않으려 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연합뉴스는 이 단체가 2017년 피살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과 가족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켰다고 주장하는 단체인 '천리마민방위'라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천리마민방위'는 지난달 1일부터 '자유조선'이라고 개명하고 '북한을 대표하는 임시정부 건립을 선언한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