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김영철 회담 '연기'에도 트럼프 "북한과 잘 되고 있어 기쁘다"

CNN "북한, 추가 비핵화 조치전에 미국이 먼저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 사진=연합뉴스 자료
[데일리한국 최승훈 기자] CNN이 '북미 고위급회담 연기'와 관련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세인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CNN은 8일(현지시간) "북한은 미국이 제재 완화 조치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고 있는 것에 정말로 화난 상태가 돼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하루전 미국 정부가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회담이 갑작스럽게 연기된 것은 단순한 일정상의 문제일 뿐'이라고 적극 해명한 것과 다른 것으로 주목된다.

앞서 7일 0시쯤 미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구체적인 배경을 언급하지 않은 채 폼페오 장관과 북한 당국자들의 회담이 나중에 열리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몇시간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을 받자 "우리는 다른 날짜를 잡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우리는 북한과의 진행 상황에 매우 기쁘고,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몇시간 뒤 로버트 팔라디노 국무부 부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북미 고위급회담 연기는 순전히 일정 문제로, 단순한 일에 불과하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팔라디노 부대변인은 "일정은 항상 바뀌고, 상황에 따라 이런 일들이 공개될 때도 있지만 일정 변화에 따라 공개되지 않을 때도 있다"며 이번 경우는 '일정 문제'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팔라디노 부대변인은 "북한과의 대화는 현재 좋은 지점에 있으며 앞으로 나아갈 것으로 확신한다"는 말도 남겼다.

그러나 CNN은 8일, 북미 협상에 대해 정통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북한은 자신들이 추가 조치를 하기 전에 미국이 먼저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한 CNN은 "북측 대표단이 중간선거 당일인 6일 회담을 연기하기 위해 전화를 걸어왔다"는 한 고위 당국자의 발언도 전했다.

이에대해 CNN은 또 다른 소식통을 인용해 "북측이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나 폼페이오 장관을 통한 고위급 또는 실무 대화를 통해 현시점에서 얻어낼 게 별로 없다고 판단하고 회담을 취소하기로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동시에 CNN은 북미간 협상이 삐걱거리는 것에는 '김영철 요인'도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정부는 군부 출신 강경파인 김영철의 협상 스타일이 '까다롭고 구식'이라 협상에 다른 인사가 나서기를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트럼프정부의 신뢰는 여전하다고 CNN은 2명의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김 위원장이 북한내 엘리트층의 동조를 끌어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적어도 공개적으로는 북한에 비판을 가하지 않고 계속 인내하는 입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CNN은 "미 정부의 한 고위 당국자가 '우리는 한국이 앞서 간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정부가 '선(先) 비핵화 → 후(後) 제재완화' 입장을 견지하는 가운데 미국이 걱정하는 것은 다른 나라들, 특히 한국이 북한에 대한 '전면적 압박' 수위를 유지하는 문제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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