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누리꾼들 "소박하고 검소한 식단" 극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 첫날 자금성(紫禁城)을 통째로 비우고 환대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중국의 '황제 대접'이 연일 주목받는 가운데 중국이 지난 9일 열린 환영 만찬 메뉴를 '황제급'이 아닌 소박한 가정식으로 준비해 화제가 되고 있다.

중국 관영 중국일보(中國日報)는 10일 샤오미 최고경영자(CEO) 레이쥔(雷軍) 회장이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올린 만찬 메뉴를 소개하며 "소박한 만찬 메뉴는 반(反)부패의 세계화"라고 극찬했다.

이날 만찬 메뉴에는 쓰촨(四川) 요리인 궁바오지딩(宮保鷄丁)과 지더우화(鷄豆花) 등 중국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단으로 채워졌다.

궁바오지딩은 달짝지근하고 매콤한 소스에 닭고기를 볶아 만드는 요리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중국인들에게 사랑받는 메뉴다.

지더우화 역시 닭 육수에 계란 흰자와 채 썬 닭고기를 고명으로 올려 만드는 요리로 재료나 가격 면에서 비싼 고급 요리 속하지 않는다.

만찬에 사용된 건배주 역시 고급 와인이 아닌 중국 허베이(河北)산 창청(長城) 와인이 준비됐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연일 황제 대접을 해왔던 중국이 만찬 메뉴로 소박한 가정식을 택한 것은 시 주석이 집권 1기부터 강조해 온 '반부패 정신'을 대내외적으로 재차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시 주석은 집권 초기부터 반부패 투쟁을 주창해 왔고, 지난달 열린 중국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도 이를 강조하며 집권 2기에도 반부패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실제 시 주석 집권 이후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만찬에서도 고급술이나 고급 요리는 자취를 감췄다.

이번 만찬은 아무리 귀한 손님이 오더라도 반부패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는 중국 당국의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중국 누리꾼들도 이번 만찬 메뉴에 대해 찬사를 쏟아 냈다.

웨이보 아이디 'aenlmi7'이라는 누리꾼은 "간단하고, 소박하면서도 맛있는 메뉴를 선택했다"며 "과도하게 고급스러운 요리보다 더 품격이 있다"고 평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품위가 있으면서도 사치스럽지 않은 메뉴 선정이 돋보인다"면서 "귀한 손님을 모시고도 언행일치를 실현한 것에 대해 칭찬해주고 싶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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