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중과·중국 투자규제도 무위…집값 상승은 꺾여

최근 거래된 시드니 주택의 모습[연합뉴스 자료사진]
호주 최대 도시 시드니 지역의 신규 주택 4채 중 1채꼴로 중국인 손에 넘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호주 정부나 중국 정부의 세금 부과나 투자 규제도 중국인들의 강한 구매 열기를 막지 못하는 실정이다.

다국적 투자은행인 크레디트 스위스가 정보공개법에 따라 뉴사우스웨일스(NSW) 주정부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규주택 공급분 중 외국인이 차지한 것은 26%에 달했다고 호주 언론들이 12일 보도했다.

외국인 신규 주택 구입자의 약 90%가 중국 본토와 홍콩, 마카오, 대만인 점을 고려하면 신규 주택의 약 4분의 1이 중국인 손에 넘어간 셈이다.

이 수치는 NSW 전체를 통틀어 나온 것인 만큼 중국인 투자 선호지역인 주도 시드니의 경우 중국인들이 구입 비중이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빅토리아주와 퀸즐랜드주의 경우 외국인 투자자의 신규 주택 구입 비중은 각각 17%와 8%를 차지했다.

이같은 결과는 호주 정부가 외국인들의 매입에 추가로 세금을 부과하기로 하면서 투자 억제에 나서고 중국 정부도 자국민의 해외 부동산 매입을 규제하고 있지만, 중국인들의 투자 열기를 꺾지는 못하고 있다.

NSW 주정부는 지난 7월 1일부터 외국인 신규 주택 구입자들에게 매기는 주택 인지세 할증료(stamp duty surcharge)를 8%로 100% 인상했다.

최근 9개월 동안 시드니에서 부동산을 산 사람들은 아이티와 네팔, 수단 등 모두 60개의 국적을 가진 것으로 나타나 호주 주요 도시들이 점차 다양한 인종의 용광로가 돼 가고 있다고 크레디트 스위스는 전했다.

호주에서 외국인은 신축 주택만을 매입할 수 있으며 기존 주택을 사려면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한편 외국인들이 NSW주의 주택 구매에 쏟아붓는 규모는 2016-17회계연도(2016·7~2017·6) 중 59억 호주달러(5조2천억 원)에 달했다.

그러나 최근 호주 주요 도시 아파트의 가격은 하락세며, 지난 9월까지 3개월 동안 시드니 주택의 중간값도 거의 2년 만에 처음으로 1.9% 하락하는 등 호주 부동산 가격이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시드니=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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